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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P2P금융사 테라펀딩이 고객투자금에 대한 누적상환액 9000억원 돌파를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테라펀딩은 고객투자금 총 9057억원을 상환하며 국내 업계 최초로 누적상환액 9000억 고지를 돌파했다고 6일 밝혔다. 테라펀딩은 “누적상환액 9000억원 돌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탁월한 채권 관리 및 추심 역량을 기반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만기 도래한 채권 총 9152억원 중 약 87%(7924억원)가 손실 없이 전액 상환됐으며 조기 상환 금액은 5109억원에 달한다. 상품 건수 기준으로는 총 1029건 중 998건, 약 97%가 무사 상환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부 상환 연체 건에서 제기됐다. 테라펀딩은 설립 이래 총 1524건의 중금리 대출을 취급해 왔으며 3.8%인 54건의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했다. 그 중 연체 채권 30건을 원금 손실 없이 전액 회수해 투자금을 상환했으며 9건(0.59%)에선 손실이 발생했다. 전월 기준 원금손실율은 0.74%다.
현재 잔여 연체 채권은 15건으로 연체율은 20%를 넘어선 상태다. 테라펀딩은 “당분간 부동산 신규 대출을 축소하고 연체 채권 회수에 집중한다. 신규 대출이 줄고 기존 채권이 회수되면 총 대출 잔액이 감소하기 때문에 신규 연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연체율은 얼마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 매각을 하면 표면적인 연체율은 낮출 수 있지만 채권 인수 회사가 얻는 이익까지 고스란히 투자자 손실로 귀속된다. 이에 투자자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직접 추심을 통한 채권 회수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연체 상황에서 테라펀딩을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테라펀딩을 통해 ‘김해 부원동 IS 프라자 신축사업’에 투자한 125명은 지난 6월 테라펀딩과 시행사를 사기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테라펀딩은 지난해 5월부터 이 사업과 관련해 2만여명에게 118억원 규모의 투자액을 모집했다. 테라펀딩은 모집 당시 “오피스텔 226세대와 상가 13세대가 각 99%, 100% 분양 완료됐다”고 홍보했으나 실상은 60~70%의 분양 계약이 일괄 취소됐다. 테라펀딩은 “코리아신탁사로부터 받은 자료 내용을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신탁사의 상품을 중계했을 뿐이란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상환을 받아야 했지만 현재 90%가량이 연체됐다.
‘서귀포 산방산 타운하우스 신축공사 리파이낸싱’이란 부동산 PF 투자상품에서도 100억원에 달하는 투자액에 대한 연체가 빚어지고 있다. 테라펀딩은 모집 당시 이 상품에 대해 “공사가 공정률 96%에 달하는 준공 단계”라고 소개했지만 일부 시공 변경된 부분이 준공 심사에서 반려됐고 결국 장기 연체로 이어졌다. 상환 시기는 지난해 12월이었으나 원금 전액이 반환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라펀딩이 누적상환액 9000억 고지를 돌파를 공개하며 나선 것에 대해 이 같은 이슈를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적상환액 1조 단위가 아닌 9000억원이란 이른 시점에서 공개하는 것은 최근 발생한 논란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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