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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남자 프로배구에 하위권팀들의 반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위 우리카드는 10위로 추락했다.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이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30일 현재 KB는 9승2패, 승점 25점으로 단독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KB는 지난시즌에는 승점 31점으로 6위에 그쳤다.
KB는 올시즌을 앞두고 경기대 사령탑 이상렬감독을 영입했다. 이감독은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선발해 왔던 외국인 선수를 아프리카 말리 출신인 케이타(19)를 뽑았고 1라운드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206cm의 장신 말리는 높은 점프에서 나오는 고공 강타로 올시즌 프로배구를 접수했다. 지금까지 436득점으로 2위 바르텍(303점, 삼성화재)을 멀찌감치 밀어낼 정도로 판세를 주도하고 있다. 상대팀들이 케이타 막기에 급해지자, KB는 186cm의 단신 공격수 김정호(23)가 살아나고 있다. 김정호는 28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훨훨 날아 19득점, 케이타(31득점)와 50득점을 합작하고 1위를 지켜냈다.
지난해 4위였던 OK저축은행도 올해에는 확 달라졌다. OK는 9승2패로 KB와 승수에서는 같지만 승점에서 1점 뒤진 2위다. 석진욱감독은 한국전력-KB손해보험-우리카드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펠리페를 영입했고 송명근-진상헌 등 국내 선수들과의 조직력을 끌어 올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9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는 최홍석(32)이 시즌 첫 선발로 출전해 12점(공격 성공률 76.92%)을 올리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최홍석은 지난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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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와 OK의 바람에 만년 하위팀 한국전력도 상승세다. 한국전력은 1라운드에서 7전패를 기록했으나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센터 신영석과 세터 황동일을 영입한 뒤 4연승을 달렸다. 황동일의 안정된 토스에 외국인 선수 러셀과 박철우의 공격이 살아났다. 한국전력은 단숨에 4위(승점 13점)로 치솟았다.
하위권팀들의 돌풍에 최근까지 남자배구를 주도해 온 대한항공(20점, 3위)과 우리카드(10점, 10위)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1위 우리카드의 최하위 추락은 국내 스포츠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김세진 전 OK감독은 “각 팀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상위권팀들이 자기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 트레이드 후유증이라고 봐도 좋을 듯 싶다”고 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