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강사 설민석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별도의 언급 없이 방송을 내보냈다.


2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설민석은 자신의 논란을 언급하지 않은 채, 난징대학살과 일본 731 부대 등에 대한 강의를 이어나갔다.


이날 방송은 역사 왜곡이라는 후폭풍이 지나간 이후였기에 설민석의 강의나 논란 언급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던 바. 평소와 같은 분위기가 유지돼 눈길을 모았다.


이번 논란은 지난 20일 이집트 고고학 전문가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설민석을 저격한 글에서부터 비롯됐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자문을 맡기도 했던 곽 소장은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지도도 다 틀리다. 설민석이 그린 지도가 엉망인 건 둘째치고, 배경이 되는 저 시대의 이집트는 해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가 중심이었을 텐데 대체 왜 이집트 내륙 깊숙한 곳에서부터 로마로 날아가는지"라고 답답함을 토로하며 설민석의 오류를 꼬집었다.


또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줘야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시청자들도 뜻을 함께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논란은 금세 번졌고 결국 제작진은 21일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방송시간 85분에 맞춰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결과물을 송출했다.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설민석도 다음날인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작진이 정중하게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판단하기엔 제작진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모든 잘못은 저한테 있다.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설민석은 그 후 음악사 왜곡 논란에도 휩싸이며 또 직격탄을 맞았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대중음악평론가 배순탁 씨가 설민석이 유튜브를 통해 재즈와 R&B 상관관계를 설명한 것에 대해 물음표를 표한 것. 설민석은 재즈가 흑인 음악이 되면서 흑인들만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는데, 회귀하는 과정에서 R&B가 생긴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배 씨는 자신의 SNS에 "재즈와 블루스에 대한, 아무런 공부 없이 내뱉은 발언이 오늘 또 터졌다. 정말 묻고 싶다. 재즈,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리듬앤블루스, 초기 로큰롤에 대한 역사를 다룬 원서 한 권이라도 본 적 있냐고. 없을 게 분명하다. 만약 읽었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허위사실 유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설민석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자 시청자들은 그의 전문성을 지적하며 하차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설민석은 이에 앞서도 1919년 3.1운동을 한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한 발언을 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수차례 논란을 뒤로한 채 향후는 굴곡 없이 강의를 이어갈 수 있을지, 바닥을 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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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