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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열흘 연장이 대반전으로 이어질 것인가.
빅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마냥 멈춰있는 것 같았지만 일주일 전 DJ 르메이휴 계약을 시작으로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르메이휴는 양키스와 6년 9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이후 FA 최대어 중 한 명인 조지 스프링어가 토론토와 6년 1억 5000만 달러 빅딜을 체결했다. 커비 예이츠와 주릭슨 프로파, 가렛 리처즈 등 중소형 FA 들도 나란히 올해 입을 유니폼이 확정됐다. 여전히 시장에 물건이 많이 남았으나 구단들 모두 페이스를 부쩍 올리며 2021시즌 전력 구상에 한창이다.
이유가 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스프링캠프 시작일과 개막일을 확정 발표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구단들은 임의로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 시작일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안 빅리거들도 스프링캠프 리포팅데이를 전달 받고 나란히 2월초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평소대로 2월 중순 캠프 시작, 4월초 개막을 머릿속에 넣은 채 새 시즌을 응시하고 있다.
현재 스토브리그에 임하는 구단들의 공통 테마는 마운드 뎁스다. 지난해 60경기 체제 단축시즌을 치렀고 마이너리그는 열리지도 않았다. 투수들의 몸상태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단들은 적극적으로 투수를 수혈한다. 6, 7번째 선발투수,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투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선발투수 5명 이상을 확보한 메츠 또한 피츠버그, 샌디에이고와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스윙맨 왼손투수 조이 루체시를 데려왔다. 양키스는 재기를 노리는 베테랑 선발투수 코리 클루버와 단년 계약을 맺었고 또 한 명의 재기를 노리는 베테랑 왼손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도 다수의 구단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빅리그 협상 마감일을 지난 20일에서 오는 30일로 열흘 미룬 양현종이 바라보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ML 30구단이 너도나도 투수 잡기에 혈안이 된 것을 고려하면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양현종에 대한 수요도 ‘제로’는 아닐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몇몇 구단과 협상테이블도 차린 만큼 시장 움직임에 맞춰 더 좋은 조건을 제시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빅리그는 양현종의 가치를 4·5선발, 혹은 백업 선발로 본다. 계약규모가 기대보다 작을지 몰라도 이닝이터로서 양현종을 바라보는 구단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양현종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양현종 에이전트 최인국 스타스포츠 대표는 24일 “아쉽게도 아직까지 특이 사안은 없다. 그래도 일단 ML 구단들에 40인 로스터에 준하는 계약은 보장해달라는 조건으로 협상 중”이라며 “최종 오퍼를 받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갖는 팀은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만일 양현종이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40인 로스터 보장 오퍼를 받는다면 양현종은 계약서를 내민 구단들의 투수진을 살펴 본 후 유니폼을 결정할 전망이다. 40인 로스터가 개막전 엔트리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시범경기 기간 경쟁, 혹은 시즌 중 선발진 상황에 따라 기회를 받을 확률이 높다. 6번째 혹은 7번째 선발투수로 대기하다가 선발진에 공석이 생기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양현종이 중간 등판까지 감수한다면 빅리그 등판 기회가 주어질 확률은 더 올라간다.
이미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빅리그 진출 혹은 KIA 잔류다. 30일까지 결정만 내릴 수 있다면 시즌 준비에 차질도 없다. KBO리그처럼 ML도 4월초 개막을 바라보기 때문에 두 달 가량 여유가 있다. ML 스토브리그와 양현종의 빅리그 도전 모두 좀처럼 가속이 붙지 않았지만 오는 30일까지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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