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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꿈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이 KIA와 협상을 종료하고 메이저리그 진출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자세를 어디까지 낮추느냐에 따라’ 도전해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KBO리그 전체로 보면 대단한 손실이지만, 양현종 개인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양현종은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조계현 단장과 만났다. 당초 지난 20일까지 메이저리그 제안을 기다리기로 했다가 “스프링캠프에 지장을 주면 안된다”며 30일로 한 번 더 연기했던 터라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그러나 양현종의 측근들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는 양현종의 기대감이 옆에서 말릴 수 없을만큼 크다.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KIA 조 단장 마저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안은 모두 한 상태다. FA신분이기 때문에 양현종의 결정에 모든 것이 달렸다. 미국에 가고 싶은 열망이 너무 커보여, 구단이 계약을 종용하거나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내부적으로는 계약 불발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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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는 “대안이 있거나, 접촉 중인 구단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선수가 모든 것을 던져 꿈을 좇겠다고 한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그저 응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KBO리그에서 뛰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한 시즌이라도 좋으니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게 선수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외국인선수 구성이 완료된 터라 선택지는 미국 뿐”이라고 강조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 KIA와 계약하는 게 아쉬울 법 하다. 올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으로 느리게 흘러간다. 기량이 보장된 중대형 FA도 계약을 못하는 상황이라 5선발과 불펜 스윙맨 정도로 인식되는 양현종에게 차례가 올리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스프링캠프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은 터라 구단이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도 계약을 더디게 만든다. 기다리다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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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미국내 코로나 확진세나 백신 투약 등의 현상을 들여다보면, 올해도 메이저리그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불투명한 시즌 일정, 뒤로 갈수록 더 많은 선수가 필요한 현실 등을 고려해 선수 계약 일정을 조금 더 면밀하게 검토하려는 구단이 많다”고 귀띔했다. 양현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 구단이 있었기 때문에 기다리다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찌감치 스플릿계약 등 조건을 낮췄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미 2월로 접어드는 시점이라, 이제는 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할 시기다. KIA 재계약이라는 안전장치를 던져버리면서까지 배수의 진을 친 양현종은 과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응원은 보내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선택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