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 종료 후 인터뷰를 갖고 성폭력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전주 |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프로축구 FC서울의 기성용(32)이 초등생 시절 성폭력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폭로자 측이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축구선수 출신인 폭로자 A씨와 B씨 측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기성용이 27일 공식석상에서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뒤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성용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성용은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공식 개막전' 이후 팀 패배에도 인터뷰를 자처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혹 내용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폭로자의) 모든 주장에 대해 저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증거가 있으 면 빨리 증거를 내놓기를 바란다.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딴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기성용의 인터뷰는 박 변호사를 통해 A씨와 B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C선수와 D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기성용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폭로 내용상 C선수가 기성용이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짧은 기간 프로 선수로 뛰었던 D씨는 현재 광주지역 한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A씨와 B씨 측은 26일 기성용 측이 자신들에게 압박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이전에 이미 확보해 둔 증거와 함께 기성용 측이 압박·회유를 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FC서울과 기성용 측에 전달하겠다고 박 변호사를 통해 언론에 전했다.
기성용은 A씨와 B씨 측이 주장한 회유나 협박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A씨와는 직접 통화한 적이 있으나 B씨와는 직접 통화한 적이 없고 아는 후배 E씨를 통해 연락을 취해 "기성용과 조용히 만나서 사과를 받고 끝내고 싶다"는 B씨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사과할 게 없고 미안한 것도 없다. 너희들이 사과하고, 너희들이 기사(폭로 내용)에 정확하게 반박 기사를 낸다면 내가 선처를 하고 만나보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며 " 금전 얘기는 오간 적이 없다. 나는 회유한 적이 없다. 증거가 있으면 내보이면 된다"고 모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A씨와 통화한 내용에 대해선 "(언론에 폭로가 잘못된 내용이라고 밝 히면) 내가 (만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A씨가) 횡설수설해 통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A씨와 B씨가 2004년도에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들에게 엄청난 피해 받은 사람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20년 동안 연락 안 하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해와서…(돕겠다고 한다). 내가 만약 가혹행위를 했다면 왜 이들이 나에게 연락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시 (초등 축구부 숙소) 상황에 대해 (나를 위해) 증언해 줄 수 있는 많은 사람이 있다"며 "(A씨와 B씨가)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겠다. 앞으로 자비란 없다.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