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주식 투자로 성공하려면 주식을 한 주라도 사야 하는 것처럼, 당장 빌딩을 살 수 없더라도 ‘한번 사봐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나중에 20억~30억원짜리 빌딩을 사겠다고 하면 핫한 지역,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에 가서 작년에 매각된 사례를 봤으면 좋겠다. 직접 보면 이게 20억, 30억짜리 하고 감이 온다. 등기부등본을 떼서 보면 얼마를 주고 샀는지 대략 알 수 있다. 현금 7억, 8억 밖에 안 들었어 하고 대략 유추해볼 수 있다. 관심을 갖고 뜨는 지역의 매각된 빌딩을 보면 신비로운 게 보인다. 저건 얼마 짜리, 어느 정도 (돈이) 있으면 되겠구나. 사서 바꾸면 되겠구나 하고, 모르는 길에 가도 건물만 보이게 된다. 건물주를 멀게만 느끼지 말고 작은 것부터, 팔린 것부터 보면 희망과 꿈이 생긴다.

우리앱(‘빌사남’ 앱)도 있고 실거래가가 공개된 앱이 워낙 많아 설치하면 걷고 있는 곳의 빌딩을 일일이 다 볼 수 있다. 조건을 넣어 찾아서 한번씩 보면 재미있다. 이게 20억짜리, 저건 100억짜리네 하고 보인다. 작은 관심 하나 하나가 모여서 건물주가 될 수 있다.

은행의 대출 담당자, 지점장이나 부지점장을 알면 좋겠다. 사전에 매물이 있어야 살 수 있으니 빌딩전문가랑도 친분이 있어야 한다. 빌딩을 살 때 편하게 대출상담을 할 수 있는 은행 담당자를 알아놓는 게 중요하다. 예전에는 외제차가 많이 없었는데 리스가 도입되면서 리스를 이용하면 나도 쉽게 외제차를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나.은행 담당자를 모르면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한 지 알 수가 없으니 대출해주는 분과 친분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

또 건축사도 알아야 건물의 가치를 물어볼 수 있다. 건물을 사기 전에 같이 가서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노후된 건물이 어떻게 바뀔지, 어떤 규모로 신축할지, 리모델링하면 어떨지 머릿속에 그려주는 게 건축사다. 건축사와 회의도 하고 같이 현장에 가서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도 봐야 한다. 신축한다면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는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 대부분은 부동산중개사가 ‘좋은 땅이다’라고 하면 그냥 산다. 건축사에게 규모 검토는 해야 한다.

내가 만난 빌딩투자 잘 하는 사람들은 전문가가 주변에 있다. 세금이 궁금하면 세무사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하는 식이다.

수많은 건물주들을 만났다. 건물주만 5000명 정도 만났다. 빌딩중개회사 직원일 때는 하루에 5명씩 만났고 건물주 대상으로 강의도 해왔다. 몇 백억, 몇 천억, 몇 조를 가진 그룹 계열사 회장님도 만났는데 동네 어르신 같다. 편한 추리닝 입고 다니고 대중교통 이용하시더라. 모 회장님은 70세가 넘으셨는데 맨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니신다. 소박하셔서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국밥집에서 식사하신다. 돈이 많으면 투자하라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붙는다. 내가 만난 빌딩부자들은 대부분 과시는 안하더라. 소박해서 부자같은 느낌은 안든다. 나한테 인사도 90도로 할 정도로 예의바른 분들이 많다. TV에 나오는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갑질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최근 사례를 보면 가수 싸이씨가 신사동 을지병원사거리 이면 빌딩을 50억원에 사서 건물을 신축했다. 앞의 도로에 잘 접한 곳인데 뒤의 다가구주택도 사서 같이 부수고 신축했다. 건물에서 제일 중요한 게 주차장이 확보돼 있어야 하는데 주차장 확보 때문에 1층 면적이 많이 없어질 수 있어 싸이씨는 뒤의 건물을 매입함으로써 주차장을 뒤로 빼고 건물가치를 살렸다. 송승헌씨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님도 그렇고, 도로에 접한 건물을 산다면 뒤의 건물도 작업해볼 필요가 있다. 뒤의 건물을 싸게 사면 같이 지을 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 고려하면 싸이씨가 최근에 잘 산 것 같다.

-1991년생. 19세에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21세 빌딩전문중개법인 입사, 24세 빌딩컨설턴트 최연소 팀장

-2016년 빌딩전문중개법인 ㈜빌사남 창업. 업계 최초 빌딩 실거래가 조회앱 ‘빌사남’ 출시.

-저서: ‘대세는 꼬마빌딩이다’(2017), ‘빌사남이 알려주는 꼬마빌딩 실전투자가이드’(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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