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임효준.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누가 임효준(25)을 중국으로 보냈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대표선수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임효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ｍ 금메달과 남자 500ｍ 동메달을 따냈다.

대한빙상연맹에 따르면 임효준은 최근 중국 귀화를 선택하고 귀화절차를 밟고 있다.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에이스였던 임효준은 2019년 6월 진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도중 대표팀 후배황대헌(21)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됐다. 당시 관리단체로 운영되었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9년 8월 임효준에게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절정기의 쇼트트랙 선수에게 1년 징계는 무기징역이나 마찬가지다.

이후 임효준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활동이 정지된 임효준은 지난해 3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 받아들여져 향후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출전할 수 있는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제는 빙상계와 대한체육회가 임효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인 해결을 하지 못한 데에 있다. 여론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순간을 모면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은 선수들끼리의 장난으로도 볼 수 있다. 훈련 도중 후배의 바지를 잡아당긴 행위가 발생한 것임에도 코칭스탭이나 선수촌 관계자들은 화가 난 피해자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해 사법적 징계 절차를 밟았다. 일사천리로 임효준을 징계하면서 사건을 덮어버렸다.

피해자를 설득하고, 선후배의 화합을 이끈 흔적을 찾기 어렵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한국체대 선후배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바지를 잡아당긴 행위만 놓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황대헌은 당시 다른 여자 동료 선수가 클라이밍 기구에 올라가자 주먹으로 쳐서 떨어지게 하는 장난을 친 사실도 드러났다.

사건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시간에 발생했다. 법정다툼이 일어났지만 훈련 책임자인 당시의 장권옥 국가대표팀 감독이나 진천선수촌 관계자가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

빙상계의 한 인사는 “임효준이 항소심에선 무죄를 받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다. 만약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지면 그 시점부터 징계가 다시 시작되니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임효준이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임효준이 중국으로 간 이유를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가 또 나서서, 자신에게 이롭게 임효준을 들먹일까 우려해서다.

과연 이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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