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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게 퇴장하는 조세 무리뉴 토트넘 홋스퍼 감독.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무리뉴 신화’는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는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서 0-3 완패를 당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이날 패배로 두 경기 합계 2-3으로 뒤지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그레브는 앞서 감독이 사라지는 악재를 맞은 팀이다. 지난 16일 조란 마미치 전 감독은 직권남용, 뇌물수수, 배임 등의 혐의로 4년8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감독이 증발했고, 급하게 다미르 커즈나르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켜 토트넘전을 준비했다.

토트넘은 1차전을 무실점 승리로 막았고, 상대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어렵지 않게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을 것처럼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을 0-0으로 마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토트넘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무너졌다. K리그 출신 미슬라프 오르시치에게 2골을 허용하며 연장전까지 갔고, 결국 한 번 더 실점하면서 대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극도로 부진한 상태다. 28경기를 치른 가운데 13승6무9패에 그치며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유로파리그를 통해 반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마저도 해내지 못하고 조기 탈락했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던 토트넘은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환상도 깨지는 분위기다. 무리뉴 감독이 부임할 때까지만 해도 희망이 보였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에서 꾸준함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토너먼트에서조차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은 201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후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71.9%의 승률을 기록했지만 첼시에서 58.8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58.33%로 하락했고, 토트넘에서는 52%대에 머물고 있다. 팀의 위상과 전력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무리뉴 감독의 평가는 점점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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