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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체육계를 넘어 연예계에 들불처럼 번지던 학폭(학교폭력) 폭로가 잠시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하루가 멀다하고 배우, 가수, 방송인 등 특정 분야가 아닌 전방위에서 터졌던 폭로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폭로에 이어 불거진 논란들도 상황에 따라 정리되고 있다. 대다수 연예인들은 초기의 의혹을 벗으며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세븐틴 민규는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당사자와 연락을 하고 졸업생들의 증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자신을 향한 의혹을 씻어내기도 했다. 반면, 스트레이키즈 현진이나 배우 지수, 트로트 가수 진달래 등은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조병규와 박혜수 그리고 (여자)아이들 수진은 의혹 제기자와 다른 입장을 밝히며 대립각이 계속되고 있다. 먼저 (여자)아이들 수진은 학교폭력 가해를 주장한 글 게시자와 악플러 등을 고소하며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또 수진 역시 팬 커뮤니티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두고 제기된 다른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하며 배우 서신애를 향해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혜수는 폭로와 반박 그리고 해명이 이어지며 논란이 연장되고 있다. 박혜수의 소속사는 여러 차례 공식입장을 통해 의혹을 부인했고 박혜수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반대로 의혹 제기자 역시 재반박과 협박폭로를 공개하며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 KBS2 금요드라마 ‘디어엠’의 편성마저 연기된 가운데 사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병규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폭로자는 소속사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하자 조병규는 직접 SNS 반박글을 올리며 “허위 글 유포한 사람부터 악플까지 끝까지 가겠습니다”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결국 조병규는 학폭 논란에 발목이 잡혀 예능은 물론 출연 예정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됐다.
현재 진행중인 학폭 논란은 사실상 양측 모두 물러설 곳이 없어보인다. 많은 관계자들이 이제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법적 공방과 지리한(지루한) 시간 싸움이 남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학교 폭력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증거 확보를 하는것이 어렵고 현실적으로 형사 처벌하는것도 제약이 있기에 이런 다툼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진실을 말하고 있는 이들은 최소한의 명예회복이라도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학폭 폭로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연예인은 도덕적인 책임을 분명히 져야하고 반대로 거짓 폭로라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도 그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확실하게 져야 한다. 그래야 학폭 폭로가 우리에게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세겨줄 수 있고 거짓 폭로라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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