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또하나의 거대한 스캔들이 고개를 들면서 자연스럽게 시선은 메이저리그(ML) 특급 투수들을 향하고 있다. 이전부터 꾸준히 파인타르를 비롯한 이물질 사용 의심을 받았던 게릿 콜, 리그에서 오랫동안 에이스로 군림해온 맥스 슈어저, 그리고 최근 패스트볼 회전수가 증가한 트레버 바우어 등이 의심을 받는다. 올해 평균자책점 0.62로 세 번째 사이영상을 응시하는 제이콥 디그롬(32·뉴욕 메츠)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정도는 의심을 살 만하다. 디그롬도 꾸준히 구속과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RPM)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바우어처럼 포심 패스트볼 RPM이 2800대는 아니지만 2015년 2200대였던 RPM이 올해 2400대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디그롬은 2016년 94.0마일이었던 평균구속이 올해 99.2마일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100마일 강속구를 뿌린다. ML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로 우뚝 선 디그롬이다.
하지만 메츠 동료들은 SNS를 통해 디그롬이 이물질 사용과는 무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그롬과 호흡을 맞추는 포수 제임스 맥캔은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고 투수(GOAT:The greatest of all time)는 이물질과 무관하다. 디그롬이 그런 걸 쓸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나?”고 했다. 디그롬과 선발진을 이루고 있는 마커스 스트로먼과 타이후완 워커 또한 “나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고 투수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
중간투수 트레버 메이는 “나도 확인할 수 있다. 디그롬은 그냥 우리들 보다 뛰어나다”고 전했고 외야수 케빈 필라는 “디그롬이 이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데에 내 돈을 걸겠다. 디그롬은 그저 우리와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 같다”고 썼다.
2014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빅리그에 입성한 디그롬은 대학 시절 유격수로 뛰다가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빼어난 운동신경을 지녔지만 타격에는 재능을 보이지 못해 중간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고 2010년 드래프트 9라운드에서 메츠의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등 마냥 순탄치는 않았으나 빅리그 무대에 오른 후에는 꾸준히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디그롬은 올해는 밥 깁슨, 드와이트 구든이 기록한 경이로운 평균자책점에 도전하고 있다. 깁슨은 1968년 평균자책점 1.12, 구든은 1985년 평균자책점 1.53를 기록한 바 있다. 디그롬의 역대 최소 평균자책점은 2018년 1.70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