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올해 20살이 된 오일학(팀 스트롱울프)은 오는 7월 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로드몰 ROAD FC 058에 출전해 황인수(27·팀스턴건)와 맞붙는다. 양해준이 반납한 미들급 챔피언의 새 주인공을 가리는 올해 한국 격투기 사상 최고의 이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로 타이틀샷까지 따냈다.
오일학은 한국인 아버지가 2살 때 돌아가신 후 형과 함께 필리핀인 어머니 손에 자랐다. 힘든 상황 속에서 오일학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자식들이 잘되기만 하면 자신이 힘든 건 상관없었다. 어머니가 고생하는 걸 아는 오일학의 꿈은 ROAD FC 챔피언이 돼서 효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운명의 날을 12일 남기고, 오일학은 카운트 다운으로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다음은 오일학이 작성한 카운트 다운이다.
안녕하십니까 ROAD FC 파이터 ‘코리안 마우이’ 오일학입니다. 이제 챔피언 타이틀전이 2주 남았습니다. 오퍼를 받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매일 매일 운동에만 전념해서 달려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챔피언 타이틀전을 앞두고 글을 적으려고 하니까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이동혁 관장님과 팀 스트롱울프 식구들 덕분에 시작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언제나 ‘할 수 있다’며 지지해주셨고, 스트롱울프의 모든 형, 누나들도 매일 저를 도와줬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ROAD FC 챔피언이라는 꿈은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뒤부터 간절히 바라던 꿈입니다. 이렇게 빨리 타이틀전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덕분에 제가 이런 자리까지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경기를 계속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침 운동, 오후 운동, 저녁 운동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더 발전시키면서 시합준비 준비하고 있습니다. 훈련량이 많아서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가 특별한 건 챔피언 타이틀전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힘들게 저희 가족을 먹여 살리셨습니다. 필리핀분이시라 더 힘드셨을 텐데, 힘든 내색하지 않고 언제나 가족만 걱정하면서 지내오셨습니다. 챔피언이 되면 어머니께 꼭 효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종합격투기를 해왔기 때문에 반드시 챔피언이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어머니는 제가 다치는 걸 싫어하셔서 경기도 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잘하라고, 힘내라고 처음으로 지원해주시고 있습니다. 필리핀 그리고 한국에 있는 저의 가족들도 항상 응원해주셔서 이번 시합은 어머니 비롯한 도움 주신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 생각하여 죽어라 경기에 임할 것입니다.
황인수 선수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경기하는 날에는 최고의 컨디션을 케이지에 올라가서 제가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걸 보여주고 내려오겠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어머니와 스승님이신 이동혁 관장님께 챔피언 벨트를 안겨드리고,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