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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윤평국과 아내 강민서씨의 결혼 사진. 제공 | 윤평국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광주FC 골키퍼 윤평국(29)은 최근 K리그1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광주는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FC, 성남FC를 잡으며 3연승을 거뒀는데 그 중심에는 윤평국이 있다.

윤평국은 세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단 1골만을 허용했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유효 슛을 12회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다. 대구전에서는 골과 다름없는 슛을 여러 차례 선방했고, 성남전에서도 뮬리치의 결정적인 슛을 저지하는 등 신들린 방어력을 뽐내고 있다. 윤평국 덕분에 광주는 강등권에서 탈출하며 오름세다.

윤평국은 올 시즌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윤보상, 이진형과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경기가 늘었다. 2018~2019시즌 팀의 주전 골키퍼였던 그로서는 서드 골키퍼로 밀려난 현실에 정신적으로 흔들릴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윤평국은 스포츠서울과 전화 인터뷰에서 “그 순간에는 힘들었다. 선수가 뛰지 못하면 당연히 마음이 안 좋다”라면서 “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정말로 기회가 오더라”고 말했다.

지금의 활약은 우연은 아니다. 윤평국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기에도 최선을 다해 출전을 기다렸다. 두 골키퍼와 선의의 경쟁으로 여기고 준비했다. 공교롭게도 윤보상과 이진형이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윤평국에게 기회가 왔다. 그는 “출전 기회가 왔지만 내가 경기에 나서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 때문에 팀이 어려워지면 안 되기에 더 집중했다. 상대 팀 선수의 슛 패턴이나 코스 등을 많이 연구했다. 뮬리치의 슛을 선방한 것도 매 경기 잘 준비했기 때문에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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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전 승리 후 주먹을 불끈 쥔 윤평국.제공 | 프로축구연맹

아내 강민서 씨의 ‘하드 트레이닝’도 도움이 됐다. 윤평국은 지난 6월 4년간의 열애 끝에 5세 연상인 강 씨와 결혼했다. 지난해 12월 결혼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6개월 연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윤평국은 “아내가 실제로 축구를 좋아하고, 정말 많이 본다. 내가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상대 팀 선수의 영상을 계속 보내준다. 이 선수는 이런 플레이를 잘하니까 잘 생각하고 막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어쩔 수 없이 영상을 하나라도 더 보게 된다. 감독, 코치의 도움도 컸지만 아내의 노력 덕분에 좋은 활약을 펼친 것 같다”라며 웃었다.

동료 골키퍼의 공도 크다. 세 선수는 경쟁 관계이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좋은 동료로 서로 의지한다. 윤평국은 “보상이, 진형이 형과 정말 친하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번에도 두 선수가 경기 후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경쟁 관계인 건 어쩔 수 없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두 선수 덕분에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지금의 활약에 만족할 수 없다. 윤평국은 2017시즌 광주의 강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순간이다. 광주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순위다. “절대 강등되면 안 된다. 나뿐 아니라 당시 아픔을 기억하는 선수가 있다. 그래서 최근 더 하나가 되고 있다. 지금 기세를 이어 파이널A 그룹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회가 계속 온다면 나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