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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기뻐하는 강원 선수들.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연패의 늪에 빠졌던 강원FC가 반등에 성공했다.

강원은 2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3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행운의 승리였다. 정규시간 내 양 팀 모두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포항의 실수를 통해 강원이 결승골을 넣었다. 추가시간 황문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이준의 정면으로 향했다. 평범한 크로스였는데 공은 이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잔디 영향으로 공이 생각보다 낮게 바운드 되면서 이준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강원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강원은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지난달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치른 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실내에만 머물다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채 12일 수원FC전을 치렀고 이후에는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해 8일을 더 쉬는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이후 수원 삼성, 성남FC에 모두 패하면서 강원은 위기에 몰렸다.

올시즌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강원은 강릉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강원은 올해 K리그1 홈 경기에서 5승6무2패로 승점 21을 따냈다. 현재 30점 중 3분의1 이상을 안방에서 확보했다. 2개월 만에 돌아온 강릉에서 다시 한 번 강세를 보이며 지난달 대구FC전 이후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통해 강원은 잔류를 향해 탄력을 받게 됐다. 강원은 광주FC(29점)에 1점 앞선 11위에 자리하고 있다. 9위 성남(34점), 10위 FC서울(33점) 등과 경합하는 그림인데 강원은 아직 28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경쟁팀들에 비해 2~3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승점을 따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뤄진 세 경기를 모두 잡는다고 가정하면 6위 수원 삼성(39점)과도 동률을 이룰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김병수 강원 감독이 황문기의 득점 후 이례적으로 큰 세리머니를 하고 일부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린 것은 현재 강원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이날 일부 팬은 팀 이영표 강원 대표이사의 잦은 방송 출연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자칫 이날까지 승리하지 못했다면 팀이 더 침체될 수 있었지만 행운의 골이 강원을 늪에서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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