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lins Mets Baseball
뉴욕 메츠 왼손 중간투수 애런 루프. 왼손 스리쿼터 투수인 루프는 이전부터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상대하고 있다. 올시즌에는 평균자책점 0.95의 짠물피칭으로 활약했다. 뉴욕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메이저리그(ML)는 2020년부터 원포인트릴리프를 금지시켰다. 투수는 최소 타자 3명을 상대해야 한다. 즉 과거처럼 좌타자에 맞춰 좌투수가 등판하고 타자 한 명만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잦은 투수 교체를 막았고 올해 처음으로 팀당 162경기 체제에서 원포인트릴리프 제도가 진행됐다. 지난해 ML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즌 단축으로 팀당 60경기 체제를 소화한 바 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다. 미국 현지언론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2021 정규시즌 9이닝 경기 평균 시간은 3시간 10분이었다. 역대 최장 시간이다. 더불어 중간투수 투입도 가장 많았다. 한 팀 기준으로 경기당 평균 3.4명의 중간투수가 투입됐는데 이 또한 역대 최고 수치다. 많은 이들이 원포인트릴리프 금지로 경기 중후반 좌투수의 우타자 상대, 우투수의 좌타자 상대 횟수가 늘고 투수 교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원포인트릴리프가 가능했던 2019년 좌타자의 좌투수 상대 비율은 23.8%, 우타자의 우투수 상대 비율은 26.8%였다. 그리고 2021년 좌타자의 좌투수 상대 비율은 24.7%, 우타자의 우투수 상대 비율은 28.4%다. 좌타자의 좌투수 상대, 우타자의 우투수 상대 모두 증가했다.

원인은 선발투수에 있다. ML는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자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투구수 100개가 마치 규정으로 자리매김한 듯 엄격하게 선발투수를 관리한다. 그러면서 선발투수의 이닝이 줄었다. 올해 ML 선발투수 이닝은 총 2만4402.1이닝으로 2019년 2만5157.2이닝 이닝보다 크게 줄었다. 단순히 선발투수의 이닝을 줄이는 것 뿐이 아닌 오프너 전략 혹은 불펜데이로 선발투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많다.

BASEBALL-MLB-PHI-BAL/
올해 최다 이닝을 기록한 필라델피아 선발투수 잭 윌러. 필라델피아 | USA 연합뉴스

과거 이닝이터의 기준점이었던 한 시즌 200이닝도 크게 줄었다. 올해 ML에서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필라델피아 잭 윌러(213.1이닝), LA 다저스 워커 뷸러(207.2이닝), 세인트루이스 아담 웨인라이트(206.1이닝), 마이애미 샌디 알칸타라(205.2이닝)로 4명이다. 2019년에는 15명이 200이닝 이상을 던졌고, 2009년에는 36명이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ML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규정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의 비중이 줄면서 원포인트릴리프 제도를 막은 것은 시간 단축과 무관해졌다. ML 사무국은 몇 년 전부터 피치클락(투구시간 제한) 도입을 주장했다. 현장지도자와 선수노조의 반발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다시 한 번 피치클락 도입을 꾀할 확률이 높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