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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배우근기자]KBO리그 총재는 MLB의 커미셔너 역할을 하지 못한다. KBO총재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조롱까지 나온다. 리그중단에 대한 이사회 결정과정에서 공정함을 잃고 특정구단에 끌려다닌다는 의혹 때문이다.
KBO 이사회는 총재와 각 구단 대표가 모인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주요 안건은 단장회의인 실행위원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그런데 올해 시즌 중반 이사회에서 결정한 리그중단에 대해 후폭풍이 여전하다.
KT의 우승으로 축제는 끝났다. 그러나 투명하지 못한 이사회 결정 과정은 여전히 도마위에 올라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KBO이사회 녹취록을 입수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다.
문제는 재발 가능성이다. KBO이사회가 지금처럼 밀실에서 깜깜이로 진행되면 향후 유사 문제는 또 생길 수 있다. 이사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탓에 구단 이익만 반영하는 자리가 된지 오래다. 테이블 위에 성적 지상주의와 구단 이기주의만 팽배하다. 이번 리그중단 결정도 시류를 읽지 못한 실책이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KBO이사회를 공개하면 된다. 이사진이 더이상 익명성에 숨지 않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이사진도 더 책임있는 발언을 할 것이다. 자신의 구단입장만 고집하는 모습은 조금씩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최고 의결 과정을 공개하면 야구관계자와 야구팬들도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이사회 공개와 함께 사외이사 도입도 필요하다. 사외이사 제도는 그동안 견제받지 않는 이사진을 견제하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장치다.
현재 KBO이사회 멤버는 대부분 기업가로 채워진다. 야구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사진 중 야구인 출신은 SGG 민경삼 대표가 유일하다. 사외이사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다양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 구단은 사기업이다. 이사회는 그들의 모임이다. 내부공개가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재하는 프로야구는 공공재 성격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회는 공개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사외이사 제도가 필요하다. 모두 한단계 더 높은 리그 발전을 위해서다.
이번 리그중단 사태 결정을 통해 KBO총재의 공정하지 못한 리더십과 각 구단의 이기심은 일정부분 드러났다. 이미 늦었다고 볼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KBO 수뇌부의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공정과 투명은 현 시대가 요구하는 기본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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