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5)김종국 감독 선임
KIA 김종국 신임감독(오른쪽)이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장정석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타이거즈 역사상 최초의 ‘원클럽맨’ 사령탑이 탄생했다. KIA는 5일 ‘김종국(48) 수석코치를 제 10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 등 총액 10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 신임감독은 발표 직후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전날(4일) 최준영 대표이사께 언질을 받았다. 타이거즈맨으로서의 자부심을 선수단 전체로 퍼트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6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 신임감독은 13년간 1359경기에서 1086안타 254도루 타율 0.247의 성적을 남겼다. 입단 당시 받은 계약금 2억 3000만원은 구단이 그를 포스트 이종범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어깨, 빠른 판단력 등으로 호타준족 내야수로 각광 받았고, 이종범(현 LG코치)과 명품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타이거즈의 막강 센터라인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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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신임감독이 수석코치로 지휘에 나선 마무리캠프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2009년 통산 10번째 우승에 일조한 뒤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산 김 신임감독은 11년 만에 감독에 선임됐다. 구단 역사상 타이거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코치를 거쳐 지휘봉을 잡은 사례는 김 신임감독이 처음이다. 코치 시절에는 수비, 작전, 주루 등을 두루 역임했고, 올해 수석코치로 맷 윌리엄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은 “팀 재건이라는 거창한 목표보다 상대가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팀을 만드는 것에 우선”이라며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팀이라는 색깔을 입혀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거포가 없고, 작전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펜진이 강하다고는 하나 연속성은 물음표라 해야 할 일이 많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다. 코칭스태프 개편도 해야하고, 구단과 상의해 디테일도 가다듬어야 한다. 늦게 선임됐지만, 서두르기보다는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으는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대해서는 “구단이 잘 준비해왔으니 믿고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존에 호흡을 맞춘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할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동고동락한 제자들을 품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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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코치(오른쪽)가 홈런을 친 최형우를 축하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2024년까지 지휘권을 보장받은만큼 단계적으로 팀을 꾸려나가는 게 김 감독에게 떨어진 당면 과제다. 기동력과 강한 수비, 공격적인 투구 등으로 대표되는 ‘뉴 타이거즈’의 색깔은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팀을 견고히 다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동력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상대가 자기 야구를 편하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강팀”이라며 “우리의 약점은 선수들이 서로를 조금씩 도와 보완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팀 문화로 정착되면, 선수단의 시너지 효과도 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