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
최승우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진행된 ‘UFC 스포츠 트렁크 쇼’에서 실물 크기의 UFC 챔피언 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절대 같은 방식으로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스팅’ 최승우(29)가 이를 깨물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산공원에서 ‘UFC 스포츠 트렁크 쇼’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스포츠 단체로 인기를 끌고 있는 UFC가 한국의 의류업체인 신한코리아와 손잡고 론칭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인 최승우를 비롯한 정다운, 박준용, 최두호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최승우는 지난 10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알렉스 카세레스와 대결을 벌여 2라운드에 리어네이키드초크에 의한 서브미션으로 패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전까지 3연승을 기록해 UFC 매치메이커의 눈도장을 꽉 찍을 기회였지만 아쉽게 패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최승우는 “올해 성적이 2승 1패다.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하지 못해 아쉽지만, 내년을 위해 좋은 보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최승우는 카세레스와의 대결에서 초반에 우위를 점했다.

최승우는 1라운드에서 카세라스의 니킥이 올라오는 타임을 이용해 정확한 스트레이트를 작렬시켰다. 다운으로 이어지며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대가 일어나는 와중에 펀치를 날려 되레 반칙으로 감점받았다. 생각지도 않은 감점으로 페이스를 잃은 최승우는 하이킥을 남발했다. 결국 최승우는 2라운드에서 상대의 그라운드 기술에 걸려들며 3분 31초 만에 탭을 치며 경기를 포기했다.

최승우는 카세라스와의 대결에서 무에타이 국가대표답게 펀치와 킥으로 상대를 압도했지만, 그래플링에서 취약점을 보이며 패배했다. 최승우는 “패배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그라운드 기술을 보완할 것이다. 레슬링과 주짓수를 더욱 연마할 생각이다. 같은 방식으로 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굳은 의지를 전했다.

최승우는 한국 단체인 TFC에서 챔피언에 오른 후 UFC로 진출했다. 연습벌레인데다 워낙 기량이 출중해 단박에 UFC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번 연속으로 패했다.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19년 12월에 부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였다.

최승우는 세 번째 경기인 수만 모크타리안과의 대결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UFC에서 첫 승을 올렸다. 이후 유섭 잘랄과 줄리안 에로사를 격파하며 3연승의 청신호를 켰다. 최승우는 “처음에는 UFC라는 중압감에 긴장감이 넘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력과 함께 멘탈도 중요하다. 체력적인 부분과 함께 정신적 부분도 체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승우는 선배인 ‘코리안좀비’ 정찬성과 함께 미국의 톱파이터 더스틴 포이리에를 롤모델로 꼽았다. 최승우는 “아무리 잘해도 연승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패배한 이후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찬성과 포이리에는 승패와 관계없이 항상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패배하더라도 이겨내고 올라가려는 의지는 정말 본받을 만하다. 특히 정찬성은 같은 한국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올해는 정말 팬들의 응원이 컸다.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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