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옥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 제공|광주FC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유소년축구센터 건립 부지를 매입하며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기영옥(64) 전 광주FC 단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광주지법 형사6단독 윤봉학 판사 심리로 열린 기 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018년 기씨에게 땅을 임차한 뒤 농지 등에 건설장비와 차량을 보관한 이모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기씨는 2016년 아들인 축구선수 기성용과 함께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 등 10여개 필지를 50여억원에 사들이면서 허위 농업 경영 계획서를 제출하고 토지 일부의 형질을 불법적으로 변경한 혐의(농지법 위반 등)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아들 기성용이 직접 계획서를 작성한 것처럼 허위 문서를 만들어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기씨가 매입한 토지는 농지, 군사보호구역,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마륵공원) 편입 용지가 포함됐다. 공원 개발 후 근처 땅값까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시세 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농지가 땅 한 가운데 있었고 계약서에도 농지 사용 금지를 명시하지 않고 ‘민원 발생 시 원상복구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농지 전용을 묵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씨 측은 법을 몰라서 빚어진 일이라며 농지 무상사용과 불법 전용 혐의는 부인하고 사문서위조 등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으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씨의 변호인은 “광주FC 단장으로 5년간 활동하며 급여도 받지 않고 호남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진심으로 유소년 축구센터를 만들 생각이었다. 주인이 한꺼번에 땅을 판다고 했고 농지 이외의 면적만으로도 센터 건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기씨는 최후진술 기회를 얻어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죄송하고 아들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내년 1월27일 열린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