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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지금까지 이런 팀은 없었다.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18승1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승점 54를 획득하며 2위 한국도로공사(42점 15승4패)에 12점 앞선 1위를 지키고 있다. 3위 GS칼텍스(37점)와는 17점 차이가 난다.
이대로면 현대건설은 V리그 역대 최고의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4점만 더 추가하면 지난 시즌 우승팀 GS칼텍스(58점)의 승점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빨라도 너무 빠른 페이스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은 경기당 평균 2.84점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이 풀세트 승리로 승점 2를 얻은 경기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나머지 17경기에서는 모두 3점을 온전히 손에 넣었다. 심지어 유일하게 패한 한국도로공사전에서도 풀테스 접전 끝에 패하며 1점을 가져갔다.
V리그 출범 후 여자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팀은 2012~2013시즌의 IBK기업은행이었다. 당시 IBK기업은행은 30경기에서 25승5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강력했던 IBK기업은행도 경기당 평균 2.43점의 승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의 현대건설이 0.41점 앞선다.
승률로 순위를 정했던 시기에는 2007~2008시즌의 흥국생명이 역대급 팀으로 남아 있다. 28경기에서 24승4패를 수확해 승률 0.857로 우승했다. 이번 시즌의 현대건설은 승률 0.947로 당시의 흥국생명을 압도한다.
가장 압도적인 지표는 세트득실률로 무려 4.308에 달한다. V리그 역대 우승팀 중에서도 세트득실률이 3을 넘은 팀은 없다. 이번 시즌의 현대건설은 상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시즌 현대건설의 고공행진은 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득점 톱10에 들어간 선수는 야스민(5위)과 양효진(7위) 두 명뿐이다. 두 선수가 제 몫을 하는 가운데 레프트에서는 황민경과 정지윤, 고예림 조합이 다양하게 합을 이뤄 공수에 기여한다. 양효진을 보좌하는 센터 이다현은 성장세가 눈부시다. 속공 4위, 이동공격, 블로킹 5위에 오르며 수준급 센터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여기에 세터 김다인은 세트당 11.029회의 세트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베로 김연견은 리시브 2위, 디그 4위로 후방에서 힘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약점을 찾기 어려운 팀이 이번 시즌의 현대건설이다.
물론 이번 시즌에는 강팀과 약팀의 경계가 두드러진다. 하위권 세 팀은 이미 봄배구에서 멀어졌을 정도로 양극화가 심하다. 현대건설이 잘나가는 요인 중 하나이지만 반대로 현대건설이 한국도로공사나 GS칼텍스, KGC인삼공사와의 경쟁에서도 압도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난이도가 더 어려울 수 있는 경쟁인데 그 안에서 현대건설은 지붕을 뚫을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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