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특강 하는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울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제4기 울산 청년정치사관학교’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젊은 당대표의 통통 튀는 정치행보일까, 자기애적 정치 희화화일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5일부터 방송되는 JTBC 파일럿 ‘가면토론회’에 ‘마라탕’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익명 토론자로 밝혀지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누가 봐도 일반인의 입을 빙자한 선거운동이고 페어플레이도 아니기 때문.

가면을 쓴 논객들이 각종 정치·사회 현안을 두고 3 대 3으로 토론배틀을 벌이는 콘셉트의 ‘가면토론회’에서 날카로운 달변을 쏟아내는 ‘마라탕’의 존재가 방송 초반부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 대표가 직접 출연 중인 사실이 지난 14일 알려졌다.

마라탕은 당시 방송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 “허위 이력 기재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영부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전과 4범은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는 게 맞다” “자격 기준으로 적용하기 시작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출마 자격이 안 된다”등의 발언을 했다.

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안철수 후보는 선거 때마다 잠깐 지지율이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어부지리로 올라간 국민의당 안 후보의 지지율은 내려갈 거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힘 내에서 당원은 물론 동료의원들이 해임안을 결의할 정도로 이 대표에 대한 반발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이후 그의 익명 발언들이 새삼 주목받으면서 당대표로서 체신머리 없는 행동이라는 것은 둘째치고 가면 뒤에 숨어 다른 당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한 것이 공정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 발끈했다. 안 후보는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대선레이스에서 국민의힘 윤 후보가 잇단 실언과 아내 김건희씨 허위이력 논란으로 자책골을 터뜨리고,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를 둘러싸고 각종 이슈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대안으로 부상되며 최근 지지율이 15% 이상까지 솟구쳤다.

안 후보로 이동한 지지층은 주로 2030과 중도층으로 윤 후보가 공략하고 있는 지지층과 겹친다. 당연히 ‘마라탕’의 매콤한 공격이 안 후보를 향했다.

국민의당은 15일 논평에서 “이준석 대표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마스크를 쓴 채 안철수 후보를 비난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방송에 나왔다. 아무리 선거 승리가 급해도 제1야당의 대표가 익명성 뒤에 숨어 타당 대선후보를 비난하는 장면은 세계 정치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대형 추태다.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지 않다면 이런 구역질 나는 망동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정치는 또다시 희화화됐고 국민 불신을 가중시키게 됐다. 언제까지 우리는 ‘구멍 난 비단주머니’ 이 대표의 소꿉장난에 놀아나야 하냐”라면서 “정치에 금도를 넘어서는 이 대표의 철부지 망동을 더 이상은 좌시할 수 없다. 즉각 공개사과하고 정신감정을 받아보기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이준석은 현재 게임 중...나라를 대상으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기는 게임 개발...실패하면 끝 다시하면 된다는 생각같음” “제1야당 대표라는 자가 나라 정치 후진국에 크게 일조하는구나” “정치를 되게 못 되게 배웠다는 유시민 작가가 괜히 한말이 아님”이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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