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지석 스파이크 서브
대한한공의 정지석이 9일 한국전력과의 2021~2022 V-리그 홈경기에서 스파이크서브를 넣고 있다. 제공|KOVO

임동혁
대한항공의 라이트 임동혁. 제공|KOVO

[스포츠서울 | 인천=김경무전문기자] “오늘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경기에 앞서 열린 두팀 감독의 사전 인터뷰. 원정팀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에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선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36) 감독은 자리에 앉아마자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 불쑥 말을 던졌다. 핀란드 출신 이방인 사령탑에게도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모양이다.

이에 “오늘 경기에 누가 유리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남자부 1위로 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준비를 잘했다. 우리 선수들 쪽에 걸고 싶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5라운드 경기. 대한항공은 이날 한전을 맞아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6-28, 25-20, 23-25, 25-22, 15-13)로 승리를 거뒀다.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으로 20일 남짓 쉬다가 지난 5일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3-0 완승을 거뒀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4연승과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기록은 19승11패. 반면 한전은 최근 2연승 뒤 패배를 당하며 15승15패로 5위에 머물렀다.

대한항공 선수들 환호
대한항공 선수들이 포인트를 따낸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제공|KOVO

대한항공 좌우 공격수인 정지석과 임동혁은 각각 19점과 27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에 견인차가 됐다. 외국인 라이트 공격수 링컨은 15점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에서 시종 앞서다 후반 추격을 허용하며 24-24로 듀스를 만들어줬고, 25-25에서 링컨이 내리 실수를 범하며 26-28로 세트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한국전력 신영석
한국전력의 센터 신영석(가운데)이 포인트를 획득한 뒤 동료들과 좋아하고 있다. 제공|KOVO

그러나 2세트 들어 후반 링컨 대신 투입된 임동혁의 강타가 살아나며 2세트를 25-20으로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3세트 들어 한전 박철우에게 막판 강타를 허용하며 23-25로 내준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는 막판 임동혁의 득점으로 25-22로 이겼다.

대한항공은 5세트에서도 리드를 하다가 13-12, 14-13으로까지 쫓겼으나, 센터 김규민이 공격을 성공시키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전은 신영석과 다우디가 각각 14점, 박철우가 12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막판 힘이 모자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승리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아쉬움도 밝혔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