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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천안=박준범기자] 감독도 에이스도 모두 인정했다. 우리카드 센터 이상현(23)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이상현은 2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현대캐피탈과 남자부 경기에서 블로킹 7개 포함 17득점(공격 성공률 77.87%)으로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덕분에 승점 2를 확보한 우리카드(승점 53)는 4위 한국전력(승점 50)과 격차를 벌렸다.
이상현은 올 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신예다. 개막전 대한항공전부터 출격해 7득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1라운드에서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2라운드부터 출전 기회가 줄었다. 2라운드에는 3경기에 나왔고, 3라운드에는 아예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4라운드도 1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상현은 차분히 출전 기회를 기다렸고, 다시 날개를 펼쳤다.
이날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의 부재 속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현대캐피탈의 홍동선~허수봉~전광인의 맹위에 흔들렸다. 1~2세트를 내리 내줬다. 신 감독이 “1~2세트만 보면 지는 경기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3세트부터 반전을 일으켰다. 그 중심엔 이상현이 있었다. 이상현은 3세트 초반, 연속 블로킹으로 현대캐피탈의 기세를 꺾었다. 사실상 ‘게임 체인저’ 구실을 제대로 해냈다.
이상현의 깜짝 활약으로 터닝 포인트를 만든 우리카드는 3세트부터 5세트까지 내리 따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상현은 승부처인 5세트에도 블로킹 2개 포함,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상현은 5세트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그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
신영철 감독도 경기 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이)상현이가 높이나 힘은 좋다. 하지만 구력이 짧아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센터 하현용이 공격이나 블로킹 리듬이 전혀 맞지 않았다. 상현이를 투입한 게 좋은 결과를 냈다”고 이상현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나경복 역시 “상현이 블로킹이 잘 돼 이겼다고 생각한다. 키가 큰데도 탄력이 좋고 스피드가 좋다. 잘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공식 인터뷰실에 처음 들어온 이상현은 “3세트에는 블로킹 감보다 현대캐피탈의 세트 플레이에 집중했다. 워낙 빠른 팀이다 보니까 따라가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면서 “교체로 힘든 상황에 투입됐는데, 형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고,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얼떨떨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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