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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북한에는 역도를 하려는 어린 선수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신기록이다. 북한 역사들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김명혁(24)이 22일 인천 달빛축제정원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69kg급 인상에서 2차례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앞서 남자 56kg급 엄윤철(23)과 남자 62kg급 김은국(26)이 이틀 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같은날 여자 58㎏급 리정화(24)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도경기장을 찾은 북한 대표팀 관계자들의 얼굴은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북한 남자 대표팀 코치에게 이번 대회 선전 비결 묻자 “북한에는 역도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크다. 역도를 하려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 이후 체육분야의 지원을 늘리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중 런던올림픽서 3개 금메달을 안겼던 역도는 북한 체육계 전략종목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평양 청춘거리 체육촌에 위치한 역도경기장의 시설을 확충했고,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은국과 엄윤철, 림정심에게 노력영웅칭호를 수여하고 아파트와 고급 차를 전달했다. 이날 금메달을 차지한 리정화는 “평양에 새로 지어진 경기장에서 마음껏 훈련을 했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고 북한 남자 역도 대표팀 관계자도 “새로운 시설과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 전국적으로 역도 관련 체육 시설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물론 북한 역도의 선전이 이런 단기간의 지원만으로 결실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이한경 SBS 역도 해설위원이자 아시아역도연맹 과학연구위원장은 “이미 북한은 2000 시드니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의 전폭적인 지원과 꾸준한 성적으로 역도는 북한의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북한 관계자 역시 “우리는 선수자원이 많다. 다른 종목에 비해 역도를 하려는 어린 지원자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런 인프라를 통해 간판스타와 2~3위권 선수간 격차가 큰 우리와 달리 북한은 실력차가 크지 않은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게 됐다. 아시아 역도 강국이 주춤하는 사이 뒤를 바짝 쫓던 북한은 기량을 꾸준히 향상 시켰다. 이 위원은 “경량급 선수들을 보면 오히려 북한 선수들의 어깨 팔 근육이 중국보다 좋다. 십여년간 지속되던 기록들이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선택과 집중도 이번 대회 선전에 한 몫하고 있다. 북한은 다양한 국제대회에 선수를 파견하기 보다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집중적으로 출전시킨다. 이 위원은 “계획적으로 대회 참가와 성적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집중적으로 훈련 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계적으로 선수를 키우고 자기관리도 잘한다. 특히 부상 선수가 적은 점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훈련 프로그램, 운동량, 기술적인 면은 상위권 국가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북한의 선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위원은 “종목 특성상 한번 기록에 도달하면 5년정도는 정상권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인천|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