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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믿어준 팀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돼서 돌아오겠다.”
단 한 명. 김형진은 남자부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 나온 26명 가운데 유일하게 새 둥지를 틀었다.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형진은 연봉 1억원 미만의 C그룹에 해당한다. 대한항공은 보상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150%만 현대캐피탈에 지급하면 된다.
김형진은 2017~2018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 세터 이승원과 맞트레이드됐지만 출전기회가 줄었다. 이적 첫 시즌에는 20경기 45세트, 지난 시즌에는 25경기 48세트 출전에 그쳤다. 세터가 아닌 원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대한항공이 손을 내밀었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버티고 있지만 1985년생이다. 세대 교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들이 맞아 떨어졌다.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김형진은 “사실 대한항공에서 제안이 온 것 자체만으로 감사했다. 아무래도 내가 지난 시즌에는 세터로서 경기를 뛴 적이 거의 없었다. 계약도 순조롭게 잘 진행돼서 좋다”고 털어놨다.
프로 5년차에 벌써 세 번째 유니폼이다. 김형진은 “시간이 정말 빠르다. 솔직히 세 번째 유니폼이라고 생각 못 했는데, 말을 들으니 ‘내가 많이 옮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대학배구를 주름 잡았던 세터다. 김형진은 홍익대 재학 시절 무패 우승 신화를 이끌었다. 당시 다양한 세트 플레이로 앞세웠다. 대한항공의 팀 컬러와 결이 비슷하다. 그는 “갇히지 않고 새로운 플레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한항공이 그런 부분을 수용하고 추구하는 팀이다. 팀에 합류한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한 상태다. 최종 발표는 26일이다. 상무 입대가 확정될 경우 2023~2024시즌 중 합류가 가능하다. 김형진은 “잃었던 경기 감각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플레이나, 토스를 군대 가서 맘껏 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다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김형진은 “결국에는 ‘내가 잘해야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을 옮긴다고 기회를 받고 경기에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준비해서 나를 믿어준 팀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돼서 돌아오겠다. 돌아왔을 때 지금의 대한항공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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