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박우혁
박우혁.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태권도가 로마 월드그랑프리 마지막 날 중량급 기대주 박우혁(한국체대)과 여자 경량급 간판 심재영(춘천시청)이 나란히 동메달을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우혁은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끝난 2022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1차 대회 사흘째 마지막 날 남자 -80㎏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가 가장 취약한 체급에서 그가 시상대에 오르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했다.

박우혁은 준결승에서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이탈리아의 시몬 알레시오과 겨뤄 1~2회전 모두 접전을 벌였으나, 결정적인 순간 상대 주특기인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0-2로 졌다. 그랑프리에 처음 초청받은 그는 낯선 경기장 분위기와 알레시오를 지지하는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고전했다.

박우혁(왼쪽)의 4강전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하지만 박우혁은 16강에서 이번 대회 이 체급 시드 1번을 배정 받은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레 엘샤라바티(요르단·랭킹 2위)를 맞아 2-0으로 가뿐하게 제압했다. 그랑프리 첫 메달을 눈앞에 둔 8강에서도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아포스톨로스 텔리코스토글루(그리스)를 여유 있게 제압하면서 웃었다. 비록 알레시오에게 패했으나 커리어에 빛나는 순간이 됐다. 박우혁을 제친 알레시오는 결승에서 세이프 에이사(이집트)에게도 머리 공격을 내세워 2-0 승리하며 우승했다.

동메달 심재영
시상대에 선 심재영(오른쪽).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심재영(오른쪽)과 아드리아나 세레조 이글레시아스의 준결승전
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여자 -49kg급 심재영(춘천시청)은 준결승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획득한 ‘19세 스타’ 아드리아나 세레조 이글레시아스(스페인)에 0-2로 패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재영을 제친 세레조 이갈레시아스는 결승에서 브루나 두반치치(크로아티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 체급 그랑프리에 처음 출전해 메달 획득을 기대한 강미르(영천시청)는 32강에서 디아스 레오너(브라질)를 2-0으로 가볍게 제쳤으나 16강에 다니엘라 파올라 수자(멕시코)에 0-2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9년 12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재개된 그랑프리 시리즈에 한국 태권도는 장준(남·-58kg급)과 이다빈(여·+67kg급)의 금메달 2개와 진호준(남·-68kg급) 김잔디(여·-67kg급) 박우혁 심재영까지 동메달 4개를 얻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부터 달라진 경기규칙과 코치진 전원 교체, 이대훈 인교돈 김소희 오혜리 등 간판급 선수가 은퇴하면서 과도기가 불가피했는데 6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새로운 미래를 그렸다.

그랑프리 2차 대회는 오는 9월 2~4일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