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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갈 길 바쁜 ‘스팅’ 최승우(29)가 강적을 만났다.
상대는 UFC가 최고의 신인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인 ‘The Ultimate Fighter(TUF)’ 우승자인 마이크 트리자노(30·미국)와 격돌한다.
‘The Ultimate Fighter(TUF)’는 그동안 카마루 우스만, 토니 퍼거슨 등을 배출하며 최고 신인의 등용문으로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최승우는 오는 11월 13일(일) 미국 뉴욕주 뉴욕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UFC 281: 아데산야 vs 페레이라’회에서 트리자노와의 페더급에서 주먹을 맞댄다.
최승우는 3연승을 달리며 UFC 페더급 랭킹 진입 문턱까지 갔지만 최근 2연패로 주춤하고 있다. 절박한 순간에 강자를 만났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 승리하면 단밖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패배하면 3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최승우는 최근 대회사와의 인터뷰에서 “벼랑 끝에 서 있는데 잘 준비해서 이기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트리자노는 TUF 시즌 27 라이트급 우승자로 UFC에서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최승우와 마찬가지로 현재 2연패 중이지만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위협적인 타격가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이에 최승우는 커리어 최초로 미국 훈련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최승우는 9월 초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명문팀 킬 클리프 FC(구 샌포드 MMA)로 가서 2달 반 동안 헨리 후프트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
헨리 후프트 코치는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35·미국), 웰터급 4위 길버트 번즈(36·브라질), 라이트급 5위 마이클 챈들러(36·미국) 등을 지도한 명코치다. 특히 타격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위의 세 선수 모두 그래플러 출신이지만 후프트의 지도를 받은 뒤에는 강력한 타격가로 거듭났다.
최승우가 미국 훈련을 결심한 데에는 지난 경기 조시 쿨리바오(28·호주)전 패배가 컸다. 무에타이 한국 국가대표였던 최승우는 지금까지 UFC에서 타격으로는 밀려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쿨리바오에게 녹다운까지 허용하며 처음으로 주특기 영역에서 패한 충격은 컸다.
최승우는 “UFC에 와서 녹다운도 처음 당하고, 스탠딩 타격전에서 실력 차이를 느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라며 안타까운 고백을 전했다. 이어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을 빨리 해보는 게 오히려 나한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경기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을 경험해보고 보완할 수 있기에 좋은 패배이자 경험이 됐다”라며 쿨리바오와의 경기가 새로운 촉매제가 됐음을 알렸다.
최승우에게 역경은 언제나 진화의 계기였다. UFC 입성 초기에 레슬링 영역에서 고전했던 최승우는 2021년 2월 유세프 잘랄(25·모로코)전에서 테이크다운을 적극 활용하며 판정승했다. 모자란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 훈련했기 때문에 가능한 변화였다.
다음은 최승우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킬 클리프 FC(구 샌포드 MMA)에서 훈련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원래 저번 시합 때 미국에서 준비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이번에는 그전부터 가고 싶었던 킬 클리프 FC 체육관에서 한번 준비해 보려고 했다.
-킬 클리프 FC를 선택한 이유는.그냥 몇 가지 후보지를 뽑았는데 킬 클리프 FC가 잘 맞을 것 같았다. 거기에 선수들도 많고, 훌륭한 헨리 후프트 코치도 있어서 가서 캠프까지 준비하게 됐다.
-일정은.아직 확실하진 않은데 9월 1일에 갈 것 같다. 두 달 반 정도 일정이다. (2연패로) 벼랑 끝에 서 있는데 잘 준비해서 이기고 오겠다.
-오퍼는 언제 받았는지 궁금하다.
오퍼는 7월 29일 받았다. 여러 가지 고민할 게 있어서 딱 일주일 고민하고 8월 5일에 한다고 얘기했다.
-오퍼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지난 경기 후 잔부상들도 있었고, 이번에는 미국에서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전에 한번 미국에서 몇 군데 체육관을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고민이 됐었다. 그런데 다행히 내 매니지먼트 회사인 루비에서 킬 클리프 FC와 잘 연결해줬다. 전지훈련을 가기 위해서 돈을 모았고, 주위에서 도와준 분도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도 해결이 돼 가게 됐다.
-후프트 코치가 세컨드도 담당하나.아직 확실하지는 않은데 아마 헨리 후프트가 뉴욕에 같이 가서 세컨드까지 해줄 것 같다. 그리고 킬 클리프 FC 쪽에서 코치 한 명이 붙고, 한국에서 코치 한 명이 같이 가서 통역과 훈련을 도와주기로 했다.
-한국 코치는 누구인가.피트인피트니스를 운영하는 신정우 코치다. 이번에 두 달 반 동안 같이 가서 케어해주고, 통역도 해주면서 함께해 주시기로 하셨다.
-트리자노에 대한 생각은.터프한 파이터 같다. 타격도 좋고, 체력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딱히 그라운드 게임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레슬링이나 그라운드 게임을 시합에서는 안 보여줬어도 항상 대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 가서 전략을 잘 짜서 그거에 맞춰서 훈련을 하려고 한다.
-3연승을 달리면서 랭킹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가 알렉스 카세레스와 조시 쿨리바오에게 2연패를 했다.
전에도 2연패를 했었지만, 최근 2연패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쿨리바오랑 할 때는 타격에서 내가 좀 많이 밀려서 졌다. 오히려 그렇게 내 스스로 어느 정도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게 더 미련이 없었다. 다른 경기 때보다 타격도 많이 허용했고, 다운도 당했지만 그걸 이겨내서 경기도 끝까지 했다. 이런 경험을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다음 경기에서 더 자신감 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타격에서 좀 부족함을 많이 느껴보고, 두 번의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도 어쨌든 내가 끝까지 버텨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도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더 잘 버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자신 있다. 그래서 부담감은 사실 많이 없다.
-지금까지 패배한 경기는 레슬링이나 주짓수에서의 패배였다. 처음으로 주특기인 타격에서 밀린 것 때문에 생긴 심경의 변화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확실히 있긴 있었다. UFC에서 다운도 처음 당하고, 스탠딩 타격전에서 실력 차이를 느꼈다. 그러다 보니까 당시에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을 빨리 해보는 게 오히려 나한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경기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을 경험해보고 보완할 수 있었다. 저번 카세레스와의 경기에서도 많이 배웠지만, 이번 경기로 인해 배운 게 더 많았기 때문에 예 오히려 좋은 패배이자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만 30세 이후에 경기를 하게 되는데 혹시 30대의 최승우는 20대의 최승우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30대 전후로 비교하기보다는 쿨리바오 전 이후로 느낀 게 많다. 이제 진짜 마음가짐도 더 강해졌기 때문에 이 경기 이후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침착하고 냉정하고, 타격과 그라운드 모든 면에서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조금 더 스마트하게 싸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마지막으로 시합에 임하는 각오나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있으면 한마디 부탁한다.2연패 했는데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패배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렇게 응원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났다. 요즘에도 응원 메시지 보내고, 길 가다가도 알아봐주는 분들을 위해서 내가 진짜 더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연패했지만 다시 3연승, 4연승 하는 모습을 꼭 보여줘서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다. 항상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주변에 가족을 비롯해 나를 도와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비록 지금 2연패지만 이걸 이겨내고 다시 연승을 하는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다. 이번 경기 많이 응원해 달라는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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