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대현 \'위력적인 투구\'
LG 김대현(왼쪽)과 두산 이영하가 고교시절 학폭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 받는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학교 폭력은 경중을 떠나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동시에 학폭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편승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적인 폭로전도 근절돼야 한다.

18개월간 이어지다 결국 법정까지 간 김대현-이영하와 고교 후배 A씨의 공방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어서 스포츠윤리센터와 경찰이 조사했고, 검찰이 재판부에 판단을 맡겼다. 폭력행위가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검찰이 기소 의견으로 구공판(재판을 청구하는 것) 신청한 것을 두고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해 피의자 조사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으로는 혐의를 증명할 직접증거를 찾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현은 20일, 이영하는 21일 각각 법정에 선다.

스포츠서울이 김대현과 이영하가 기소됐다는 제보를 접수한 것은 지난달 17일. 실제로 김대현은 16일께 재판에 넘겨졌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영하는 기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영하에게 구공판됐다는 소식이 전달된 것은 18일 오후였다. 경찰은 지난 3일 조사를 매듭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니, 재판하기로 결정하기까지 2주가량 걸렸다. 법조계에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피의자 소환조사 없이 구공판한 것은 ‘사건이 엄중하고, 범죄사실을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김대현
LG 김대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영하가 기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부터 사건 조사에 참여한 기관 등을 토대로 취재에 돌입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이 ‘직접증거가 있는가’였는데, 안타깝게도 취재에 응한 모든 사람이 “증언이 전부”라고 말했다. 증언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면, 재판부가 증거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형사소송은 기본적으로 증거재판주의이면서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증거는 범죄사실을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고,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이 자유판단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가 폭행이나 폭언, 가혹행위를 당할 당시를 기록한 영상물이나 녹취록, 메모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억에 의한 증언은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가혹행위를 당한 날짜나 방법을 특정하는 등의 진술을 했더라도 이를 증명할 근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직접증거가 있었더라면 의혹제기 직후 법적 공방 과정에 혐의가 인정됐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승리투수 이영하와 주먹 꿍! 김태형 감독 [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이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승리투수 이영하와 자축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김대현과 이영하는 최초 의혹제기 시점부터 일관되게 “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합의하라는 얘기도 들었고, 구단 관계자들이 A씨를 만나기도 했지만, 하지 않은 일을 합의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받게 됐지만 때리지 않았으니 증명할 것도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만약 이들이 폭력을 행사한 것이 증명돼 실형을 선고 받으면, 이른바 ‘학폭 미투’도 재점화할 수 있다. 야구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