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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지난 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4전 전패로 월드시리즈(WS) 진출이 탈락한 뉴욕 양키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애런 분 감독과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을 2023시즌에도 유임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양키스 레전드 마리아노 리베라는 “내가 구단주였다면 나는 애런 분을 그 자리에 두지 않을 것이다”며 분 감독의 능력을 비판했다. 리베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양키스가 통산 5차례 WS 우승의 왕조를 이룬 대표적 마무리 투수다. 파나마 출신임에도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유일하게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입회한 인물이다.
3루수였던 분은 할아버지. 아버지, 형 등 3대가 MLB를 거친 야구집안 출신이다. 2009년 은퇴 후 ESPN 해설자로 활동하다가 2018년 코치 경험없이 명문 양키스 감독에 취임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 시즌을 제외하면 정규시즌 평균 98.5승을 기록했다. 5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PS) 진출로 이끌었다.
하지만 팀과 팬들이 원하는 WS 무대로는 실패했다. 두 차례 챔피언십시리즈, 두 차례 디비전시리즈, 한 차례 와일드카드로 PS를 마무리했다. 분 감독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14승17패 승률 0.452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처럼 PS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양키스와 다저스처럼 거액의 돈을 투자하는 팀의 PS 진출은 MLB이지만 당연한 결과다. 분,로버츠가 아니더라도 다른 감독이 와도 포스트시즌은 이끌 수 있다.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포스트시즌에서의 능력 발휘다. 전혀 안되고 있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의 2020년 WS 우승은 60경기 일정의 짧은 시즌에 관중도 없고, 장소로 이동하지 않는 버블에서 진행된 시리즈였다. 우승의 질적인 면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LG 트윈스는 플레이오프(PO)에서 정규시즌 3위팀 키움 히어로스에게 1승3패로 져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시즌 LG와 키움의 게임 차는 7.0이었다. PS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LG팬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참패다. 5차전 최종 승부도 벌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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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10개팀에서 5개팀이 PO를 벌이는 구조다. 감독의 능력은 포스트시즌으로 나타난다. 정규시즌은 로스터 구성, 팀 전력으로 만들어진다. 요즘의 관점으로 단장의 야구다. 올 여름 LA를 방문한 차명석 단장은 기자를 만나 팀이 거두고 있는 성적에 대체적으로 만족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우승 여부는 “필드의 감독이 하는 것이지 단장이 하나요?”라며 류 감독의 능력을 기대했다. 결과는 참패다.
류지현 감독은 또 한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 팀을 맡아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렀지만 한 번도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준PO, 올해는 PO, 총 7경기를 치러 2승5패다. 꾀돌이로 통하는 류 감독의 포스트시즌 역량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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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패배 후 인터뷰에서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선수들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라는 대목이다. 이미 지난해 준PO를 치른 선수와 감독이다. 이 정도의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면 우승에 도전할 수 없다.
어린 선수들이 10년 만에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했다면 이런 인터뷰가 이해된다. LG에는 김현수같은 베테랑도 많다. 미국 스포츠에서 흔히 말하는 게 심리적 압박감(Pressure)은 특혜다”고 말한다. 프레셔는 상위팀이 갖는다.
LG는 구단 창단이래 처음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차 단장이 큰 소리칠 만하다. 하지만 승률 87승55패2무 승률 0.613을 거두고 한때 선두 SSG를 위협한 LG의 2022년은 다저스, 양키스처럼 실패한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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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