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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잘 나가던 후크 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가 한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배우 박민영의 전 연인인 강종현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비록 두 사람은 언론보도 하루만에 결별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후크는 압수수색을 당했고 소속 연예인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등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후크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연예계에서는 그 배경이 일부 임원들의 횡령 혐의 등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속 연예인인 배우 이승기가 회사를 상대로 정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후폭풍이 더욱 거세졌다.
2004년 데뷔한 이승기는 연습생 시절부터 18년동안 후크에 몸담았다. 그는 지난해 5월, 회사와 계약 종료 뒤 1인 기획사 휴먼메이드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연인 이다인과 열애설 여론이 부정적으로 번지자 다시 후크와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한 연예관계자는 “이승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싱어게인’ 출연료가 얼마인지 모른다고 할 정도로 정산을 회사에 일임했다”며 “그런 이승기가 내용 증명을 보낸 만큼 계약 해지 가능성까지 열려있다”고 귀띔했다.
후크 측은 “이승기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뒤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 중이다. 쌍방 간에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설상가상 배우 윤여정도 이적을 고심 중이다. 한 매체는 윤여정이 후크 측에 결별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후크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연예기획사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국내 가상화폐 거래를 이끄는 대형 거래소 빗썸 경영진과 연예기획사의 보이지 않는 끈을 추적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강씨의 여동생은 후크의 모회사 초록뱀 미디어와 컨소시엄을 구축한 버킷스튜디오의 최대 주주다. 양측은 지난 8월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의 경영권지분을 인수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 제작사다. 배우 주원, 박주미 등이 소속돼 있었지만 최근 매니지먼트 업무를 축소해 배우들은 신생 고스트스튜디오로 이적했다.
버킷 스튜디오는 그룹 핑클 출신 연기자 성유리가 대표인 화장품 회사 율리아엘에 3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성유리의 남편인 안성현 씨는 역시 강씨가 최대 주주인 비덴트에 6억원을 투자했다. 연예매체 디스패치에 따르면 강씨는 안씨 명의의 슈퍼카를 운전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전 연예계가 들썩이면서 자연스럽게 후크의 또다른 소속 연예인인 이서진과 이선희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선희는 후크의 창립멤버이며 이서진도 지난 2010년 후크에 둥지를 튼 이후 10년 이상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사태에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DB, 후크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