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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아름다운 이별은 없는걸까. 연예계가 소속사와 스타간의 분쟁으로 바람 잘 날 없다.
소속사와의 정산 갈등이 스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음원 수익 정산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승기가 지난 18년간 27장의 앨범, 137곡에 대한 음원 수익을 정산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노예계약설’ 논란이 큰 충격을 안겼다. 후크엔터테인먼트의 권진영 대표가 이승기에게 폭언을 한 녹취록까지 일파만파 퍼지며 갈등은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승기는 최근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음원 정산과 관련한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승기에 대한 ‘정산 0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난 2021년 전속계약을 종료했다가 다시 체결할 당시, 그동안의 정산 내역 등을 쌍방 확인하고 금전적 채권 채무 관계를 정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승기의 법률대리인은 이같은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법률대리인은 “이승기는 후크로부터 음원료 지급정산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음원 수익의 발생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이승기가 도대체 어떻게 음원료를 정산하고 합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음원료 정산을 염두에 두고 합의서 체결을 요청한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후크엔터테인먼트는 2011년경 빌딩 매입을 이유로 이승기로부터 47억원을 투자받았으나 권 대표가 투자와 관련한 아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승기 측의 주장이다. 이승기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최선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의 음원 수익 정산 갈등이 결론날 때까진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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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룹 이달의 소녀를 가장 많이 알린 핵심 멤버로 꼽히는 츄가 최근 팀을 떠났다.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는 츄의 폭언 등 갑질 관련 제보가 있어 츄를 퇴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사가 먼저 아티스트의 갑질을 폭로하고 나서는 건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와 츄의 결별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지난 2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콘서트 등에 불참하면서 팬들 사이에선 츄의 ‘왕따설’ 및 소속사의 홀대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츄가 바이포엠스튜디오와 전속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과 지난 4월 소속사와 별개로 자신의 이름을 대표 이사로 올린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츄와 소속사의 결별은 기정사실화됐다.
특히 츄는 현재 자금난에 빠진 소속사와 수익 정산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갈등을 빚어온 만큼 츄의 이달의 소녀 퇴출 결정이 소속사 측의 악의적인 흠집내기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는 28일 추가입장문을 통해 “폭언 및 갑질 관계 등과 관련하여 츄와 피해자분이 동의한다면 이에 대한 내용과 증거 제공에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츄도 침묵을 깼다.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라며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가 주장하는 ‘갑질’ 논란을 해명했다. 이들의 진실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츄 외에도 최근 비비와 현진을 제외한 9명의 멤버 희진, 하슬, 여진, 김립, 진솔, 최리, 이브, 고원, 올리비아 헤 등이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지며 소속사와 이달의 소녀를 둘러싼 균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봇물 터지듯 나오는 소속사와의 분쟁은 커지고 있는 K팝 시장과는 상반된 연예계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보이그룹 오메가엑스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 고소를 포함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획사들의 갑질 횡포로 연예 기획사 전체가 구시대적인 경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연이어 터지는 이같은 논란이 훗날 연예계에 긍정적 구조 개편을 가져올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