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소속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주상욱과 ‘2022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2022 KBS 연기대상’이 열렸다. 진행은 방송인 전현무, 가수 겸 배우 정용화, 혜리가 맡았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태종 이방원’을 이끈 주상욱과 ‘법대로 사랑하라’에 출연한 이승기가 차지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며 입을 뗀 주상욱은 “25년 전 KBS 청소년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데뷔했는데 KBS에서 상까지 받게 됐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격했다.
그는 “KBS 대하사극이 5년 만에 부활했다. 저도 어렸을 때 연기하면서 ‘내가 연기를 하다 보면 저런 역할을 할 기회가 올까. 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막연하게 한 적이 있다. 실제로 대하 사극에서 멋진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런데 무게감, 중압감은 저 혼자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을 차례대로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리에 함께한 아내 차예련에게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해서 더 행복한 시상식인 것 같다. 항상 언제나 제 편이고, 우리 오빠가 최고라고 응원해주는, 마누라 차예련 씨, 사랑해”라고 고백해 환호를 끌어냈다.
|
이승기는 수익 정산 문제로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적 분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선 공식 석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는 “올 한 해가 아마도 제 인생에 있어서 제일 힘든 해였던 것 같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양해를 구하고 불참해야 하나, 수백 번 고민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이런 축제에 와서 웃고 있자니 마음에 걸리고, 무표정으로 앉아 있자니 도리가 아닌 듯해서 변덕을 부렸던 것 같다”며 “내년, 내후년, 10년, 20년 후에 이 자리에 앉아 있을 후배분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이런 일을 물려주면 안된다고 다짐했다”고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다툼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법대로 사랑하라’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신 것 같은데 아마도 이 상에 그분들의 노력이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팀의 소중함을 강조한 그는 팀 회식비를 한도 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신인상은 변우석, 이유진, 채종협, 강미나, 서현, 정지소가 차지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소감을 말하며 감격스러운 감정을 내비치거나 울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유진은 ”배우라는 직업은 누군가에게 발견돼야 하고 선택받아야 한다. 그게 굉장히 흥분되고 행복하지만 가끔 슬프고 무서울 때도 있다. 오늘 신인상을 받았다. 이 의미로 이름을 한 번 더 말하고 내려가겠다“며 자신을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차학연과 신은수는 각각 ‘얼룩’, ‘열아홉 해달들’로 드라마스페셜 TV시네마상을 거머쥐었다. 배우로서 처음 상을 받았다는 차학연은 ”배우로서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의미 있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룹 빅스로 활동할 시절부터 자신을 응원해주는 별빛(팬덤)에게 인사했다.
조연상은 성동일, 허성태, 박지연, 예지원에게 돌아갔다. 이들 중 허성태는 모친에게, 박지연은 언니에게 상을 생일 선물로 건넸다. 성동일은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커튼콜’ 두 개 중에 하나 얻어 걸렸다. 순금이면 훨씬 감동일 텐데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어 남다른 예능감을 과시했다.
백성현, 양병열, 박하나, 차예련은 우수상 일일드라마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남편 주상욱과 함께 자리에 참석한 차예련은 시어머니를 언급하며 ”아들과 12월 마지막 날 좋은 축제에 함께하게 됐는데 안절부절못하며 보실 것 같다.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주상욱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고, 이들 부부는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
인기상의 주인공은 강하늘, 도경수, 이세희, 정수정이었다. 강하늘은 ”제가 도경수 님이랑 같은 자리에 있는 게 맞는 거냐. 아직도 안 믿긴다“며 몸둘 바를 몰랐다. 그러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너무 감사하다“고 해 폭소를 안겼다.
이승기는 ‘법대로 사랑하라’에서 합을 맞춘 이세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일신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심경 변화가 아닌가 하고 추측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아니다. 영화 ‘대가족’에서 주지스님 역을 맡고 있다. 그래서 깎은 거니까 오해 안 하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짠하게 봐주시는데 그런 눈빛으로 안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년 목표에 대해서는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고 답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말씀을 조심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다. 이 이상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이 자리에 있는 강한나 배우와도 영화 ‘대가족’을 촬영 중이다. 예능을 통해서도 인사드리겠다“고 밝혔다.
|
|
이준, 강한나, 이혜리는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붉은 단심’을 3번 거절했다는 이준은 강한나의 응원에 힘입어 작품을 완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강한나 씨가 제가 하면 하겠다는 느낌을 풍기셨다. 제가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굉장한 기운을 얻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금쪽이처럼 잘 보듬어줬다. 걱정 말라고 다독여줘서 잘 마무리했다“며 전했다. 끝으로 ”예전에 가수 활동을 오래 했고, 예능 활동을 오래 했다. 다들 ‘네가 무슨 연기를 하냐’ 했다. 그때 ‘나는 하면 안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무시했다. 무시한 나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강하늘, 도경수, 박진희, 하지원은 최우수상을 품에 안았다. 하지원은 “‘커튼콜’은 많은 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작품으로 남길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행복하게 찍었다. 소중한 분들을 만나게 돼서 연기할 때마다 많이 웃고 많이 배웠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고두심 선생님인데 사랑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해 훈훈함을 더했다.
축하 공연도 볼거리였다. 1부 오프닝은 브레이킹 댄스팀 진조크루가 책임졌다. 진조크루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삶을 표현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WSG워너비로도 활약한 정지소는 ‘삼남매가 행복하게’ OST ‘행복을 주는 사람’, ‘커튼콜’ OST ‘우린’을 열창했다. 2부의 포문은 그룹 포레스텔라가 열었다. 이들은 ‘사극’과 ‘가족드라마’를 테마로 한 공연으로 무대를 꾸몄다.
|
이하 ‘2022 KBS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이승기(‘법대로 사랑하라’), 주상욱(‘태종 이방원’)
▲최우수상=강하늘(‘커튼콜’), 도경수(‘진검승부’), 하지원(‘커튼콜’), 박진희(‘태종 이방원’)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이준(‘붉은 단심’), 강한나(‘붉은 단심’), 이혜리(‘꽃 피면 달 생각하고’)
▲우수상 장편드라마 부문=임주환(‘삼남매가 용감하게’), 윤시윤(‘현재는 아름다워’), 이하나(‘삼남매가 용감하게’),
▲베스트커플상=강하늘·하지원(‘커튼콜’), 김승수·김소은(‘삼남매가 용감하게’), 나인우·서현(‘징크스의 연인’), 도경수·이세희(‘진검승부’), 서인국·오연서(‘미남당’), 윤시윤·배다빈(‘현재는 아름다워’), 이승기·이세영(‘법대로 사랑하라’), 이준·강한나(‘붉은 단심’)
▲인기상=강하늘(‘커튼콜’), 도경수(‘진검승부’), 이세희(‘진검승부’), 정수정(‘크레이지 러브’)
▲우수상 일일드라마 부문=백성현(‘내 눈에 콩깍지’), 양병열(‘으라차차 내 인생’), 박하나(‘태풍의 신부’), 차예련(‘황금가면’)
▲조연상=성동일(‘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커튼콜’), 허성태(‘붉은 단심’), 박지연(‘붉은 단심’), 예지원(‘태종 이방원’)
▲드라마스페셜 TV시네마상=차학연(‘얼룩’), 신은수(‘열아홉 해달들’)
▲신인상=변우석(‘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유진(‘삼남매가 용감하게’), 채종협(‘너에게 가는 속도 493㎞’), 강미나(‘꽃 피면 달 생각하고’), 서현(‘징크스의 연인’), 정지소(‘커튼콜’)
▲청소년연기상=정민준(‘황금가면’), 윤채나(‘사랑의 꽈배기’ ‘내 눈에 콩깍지’)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KBS 방송화면 캡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