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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치앙마이(태국)=강예진기자] “조급함 버리고, 페이스대로.”
구자철에게 이번 비시즌은 감회가 새롭다. 11년간의 해외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제주로 돌아와서 맞이하는 겨울시즌이기때문이다.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베테랑의 경험과 조언 등을 들으며 정신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구자철은 지난 5일부터 태국 치앙마이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훈련 후 본지와 만난 그는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니까 좋다. 해외에 있으면서 외국 친구들과 지냈는데, 지금은 한국 선수들과 있으니 소중한 시간이다”라며 웃었다.
이번시즌 제주의 주장은 최영준이다. 구자철도 그를 도와 후배들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후배들과 내가 가야 할 길은 다르다. 그들은 지금부터 시작이고, 나는 마무리하는 단계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대화로 풀어가고, 함께 호흡하는 관계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프로 16년차를 맞았다. 구자철은 전지훈련기간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서로 간의 경쟁이 가장 심한 시기가 지금이다. 누가 경기에 나설지 모르는 상태에서 누구나 잘하고 싶고, 성적을 내고 싶어 하지만 경험이 없다 보면 치고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마라톤처럼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 가야 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면 분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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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도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단계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2022 카타르월드컵 KBS 해설위원으로 잠시 한국을 떠났다. 다시금 몸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구자철은 “일단 순리대로 가는 게 맞다. 사실 한국의 비시즌은 다소 길어 나에게 익숙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지난시즌 야심 차게 복귀했다. 다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진 못했다. 9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구자철은 “아쉽지 않다. 나에겐 정말 행복한 시즌이었다. 국내로 돌아와 팬들에게 인사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감사했다”고 돌아보면서 “물론 와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K리그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2023시즌 목표를 ‘꾸준함’으로 잡았다. 구자철은 “가장 중요한 건 부상당하지 않고, 시즌 내내 팀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부분이다. 모든 경기에 다 나갈 수 있는 몸상태로 선수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바랐다.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