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성
최초의 한국인 UFC 플라이급 박현성. 사진 | UFC 코리아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최초의 한국인 UFC 플라이급 파이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박현성(27·김경표짐)이 최승국(26·코리안좀비MMA)을 상대로 3라운드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박현성은 한국인 최초로 UFC 플라이급에 입성했다.

박현성과 최승국은 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루이스 vs 스피박’ 대회에서 ‘로드 투 UFC’ 플라이급 결승전을 치렀다.

UFC 무대에서 최초의 한국인 대 한국인의 대결이 성사된 만큼 경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연히 양보란 없었다. UFC행 티켓을 걸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찬성의 제자’ 최승국은 “항상 찬성이 형과 상대 맞춤 전략을 준비한다. 그라운드에서 내가 박현성 선수보다 더 우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래플링 싸움을 암시한 것.

‘전 더블지FC 플라이급 챔피언’ 박현성은 “내가 이겨서 더 세다는 걸 보여주겠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걸 하는 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며 “평소에 가장 자신 있는 타격과 레슬링 기술을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경기를 앞두고 최승국은 “상대가 누구든 어차피 싸우는 직업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싸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박현성은 “최승국과 경기를 하게 돼 마음이 많이 편하다. (최승국이) 잘하든 못하든 어차피 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한국인 파이터는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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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국(왼쪽)과 ‘코리안 좀비’ 정찬성. 사진 | UF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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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성이 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루이스 vs 스피박’ 대회 ‘로드 투 UFC’ 플라이급 결승전에서 최승국을 꺾고 UFC 정식 계약을 따냈다. 사진 | UFC 코리아

경기가 시작되고 최승국과 박현성은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다. 정찬성은 케이지 밖에서 최승국을 향해 “천천히 해”라고 주문했다. 최승국은 섣불리 들어가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했다. 박현성은 카프킥과 함께 꾸준히 유효타를 넣었다. 1라운드는 전체 타격 22-13, 중요 타격 14-13으로 박현성이 약간 앞섰다.

박현성의 공격에 최승국은 뒷손을 날리며 반격했다. 최승국은 점점 급한 모습을 보였다. 난타전을 펼쳤지만 박현성이 좀 더 빨랐고 박현성은 점점 리듬을 타며 경기를 주도했다. 2라운드 종료 후 정찬성은 최승국에게 “하던 대로 해도 된다. 상대에게 집중해라. 지금부터는 정신력”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성은 최승국이 지친 틈을 타서 끊임없이 압박했다. 최승국의 백 포지션을 잡고 매달렸고, 틈을 놓치지 않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3라운드 3분 11초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박현성은 “미국 시차 적응에 힘들었다”라며 “상대가 타격, 주짓수, 그래플링 모두 할 줄 알아서 약점을 공략하기 힘들었다. 3라운드에 들어서 상대가 저보다 힘들어하는 걸 느꼈다”라고 경기 내용을 되짚었다.

이로써 박현성은 UFC 정식 계약을 얻어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감탄을 자아냈다. 향후 박현성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