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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성이 최승국(왼쪽)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UFC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

지난 5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 홀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스피박’이 열렸다. 한국 팬들의 관심을 끈 것은 페더급의 이정영, 플라이급의 박현성(27)과 최승국(26)이 출전한 ‘ROAD TO UFC(이하 RTU)’였다.

지난 5월에 시작한 RTU는 아시아 정상급 MMA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8강 토너먼트로 세계 최고의 격투기 단체인 UFC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시아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 1회 대회에는 플라이급(56.7㎏), 밴텀급(61.2㎏), 페더급(65.8㎏), 라이트급(70.3㎏) 등 4개 체급에서 총 32명이 참가했다. 최종 우승자는 UFC와 정식 계약을 맺으며 옥타곤에 오른다.

플라이급 결승전에서 박현성이 ‘코리안좀비’ 정찬성의 제자 최승국을 압도하며 승리, 한국 최초 UFC 플라이급 파이터로 등록했다. 박현성은 1라운드에서 최승국에게 레그킥을 허용하고 킥캐치에 넘어지는 등 고전했다. 2라운드에도 킥캐치에 이은 오른손 펀치에 녹다운을 허용하며 그라운드로 끌려갔다. 박현성이 그라운드에서 탈출하면서 흐름이 역전됐다. 최승국은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박현성은 잽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박현성은 계속 압박하면서 훅 연타를 맞혔다.

결국 3라운드에 박현성이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 스탠딩에서 백포지션을 잡은 박현성은 초크를 잡고 최승국을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갔다. 이후 침착하게 그립을 고쳐 잡았고 최승국은 탭을 치며 경기를 포기했다. 박현성 판정 결과 발표 후 먼저 최승국과 포옹하고, 그의 스승인 ‘코리안좀비’정찬성에게 90도 각도로 인사했다.

박현성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좀 더 타격하고 싶었다. 계속 이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시차 적응을 잘 못 해서 상대가 잘 안 보였고, 상대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화끈하게 더 타격으로 끝내버리고 싶었는데 그게 안 나와서 아쉽다. 그래도 연습한 기술로 끝내긴 했다”라고 말했다.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대한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박현성은 “이번에는 9일 전에 왔는데, 다음에는 2주가 됐든 3주가 됐든 빨리 와서 적응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내도록 하겠다. 결승은 좋은 경험이었다. 잘 배우고 한국에 돌아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승전까지 포함해 지난 1년 동안 4번이나 케이지에 오른 박현성은 “짧은 기간에 많은 걸 공부했다. 그사이에 발전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경험이었다. UFC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올해 첫 번째 RTU에서 한국은 박현성을 비롯해 페더급의 이정영을 UFC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UFC의 수장인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RTU에 굉장히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얻었다. 바로 다음 시즌을 진행할 거다. 다음 시즌에서 더 많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할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격투기에서 UFC는 정점이다. 부와 명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황금밭이다. 이정영과 박현성의 기분 좋은 출발은 MMA를 지망하는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