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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오는 10일 2023 WBC B조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라이벌전이다.
미국, 푸에르토리코, 대만, 일본 등에서 WBC 대회를 치르는 동안 역대 최다 관중은 한일전이다. 2009년 다저스타디움에서의 한일 결승전 입장 관중은 5만4846명이었다. WBC 최고 기록이다. 2017년 다저스타디움에서 미국이 유일하게 우승한 결승 푸에르토리코전 관중은 5만1565명이다.
이번 한일전에서 국내팬들의 최다 관심사는 오타니 쇼헤이와의 대결이다. 2009년 대회 때는 이치로 스즈키와의 대결이 언론의 초점이었다. 14년이 지난 2023년에는 한국대표팀 투수들이 오타니를 어떻게 승부할지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정면승부는 섶을 안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소나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자존심은 두 번째다. 2009년 자존심 때문에 임창용은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한국이 우승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당시 상황은 지금도 야구인,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제공하고 있다.
연장 10회 2사 2,3루에서 임창용이 8구째 승부 끝에 2타점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김인식 감독은 볼넷을 줘도 좋으니 어렵게 승부하라고 지시했는데 임창용-강민호 배터리가 잘못 판단했다는 게 당시에 나온 언론의 보도다. 기자도 다저스타디움 현장에서 봤다. 어렵게 승부하라는 지시를 떠나 이는 코칭스태프의 판단미스다. 이런 상황은 무조건 손가락 4개를 펼치는 고의4구다. 1루도 비어있었다.
경기 후반에 고의4구를 지시하는 이유는 타자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3,4차례 타석에 들어서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된다. 볼은 치지 않는다. 집중력도 높아진다. 1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가 어려운 까닭도 이 때문이다.
레전드 그렉 매덕스는 ‘제구의 마법사’로 통한다. 매덕스가 시카고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사이영상을 4년 연속 수상한 1992~1995년 이 기간에 고의4구가 20개다. 매덕스급의 투수는 늘 타자와 정면승부를 원한다. 하지만 경기 흐름상 감독은 경기 후반 고의4구를 지시하는 것이다.
오타니는 한신 타이거스와의 공식 연습경기에서 2개의 홈런으로 파워배팅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만약 경기 후반 한국대표팀이 리드 또는 접전을 벌이고 있을 때 만루 상황에서 오타니와 맞붙을 경우 어떻게 해야될까. 데미지를 줄이는 볼넷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만루에서 볼넷을 지시한 감독이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벅 쇼월터(현 뉴욕 메츠)와 LA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이 만루에서 볼넷을 지시했다. 매든은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 때 텍사스 레인저스 슬러거 조시 해밀턴에게, 2022년 LA 에인절스 때는 코리 시거에게 만루에서 고의4구를 지시해 1점을 헌납했다. 쇼월터 감독은 1998년 애리조나 때 배리 본즈에게 볼넷을 지시했다. 1점 주고 8-7로 이겼다. 매든 감독도 경기는 모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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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WBC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랭킹 1위다. ESPN은 2023 WBC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랭킹 50위를 선정했다. 1위 오타니, 2위 미국 3루수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위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4위 외야수 무키 베츠(LA 다저스), 5위 도미니카 공화국 3루수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순이다. 한국 대표팀에는 토미 에드먼 공동 17위, 김하성 31위, 이정후 47위로 랭크돼 있다.
사실 타자에게 연속되는 볼넷은 타격 밸런스를 흐뜨리는 효과가 있다. 배팅 자체를 근원적으로 막아 타격감을 떨어뜨리게 한다. 오타니는 지난 2년 동안 MLB에서 볼넷 168개를 얻었고 이 가운데 고의4구는 34개였다. MVP를 수상한 2021년에는 20개로 리그 최다였다. moonsy10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