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선발나선 박세웅[포토]
우완투수 박세웅이 12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체코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역투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난세의 영웅’이다. 불안한 마운드에 한 줄기 희망을 밝혔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28·롯데)이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체코전에 선발로 등판해 4.2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역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세웅은 “이틀 전 한국에 계신 팬들께 승리를 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 일본전(1.1이닝 무실점) 에서 던진 건 불펜 피칭했다고 생각했다. 큰 무리나 지장이 있는 건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상대한 체코 타자들에 대해 박세웅은 “첫 경기부터 봤는데, 메이저리그 출신이 있다는 것도 들었다. 코치님이 방심하지 말고 던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조언했다. 방심하지 않으려 했다”고 무실점 비결을 밝혔다.

이날 대표팀은 경우의 수 탓에 ‘최다 득점-최소 실점’을 해야했다. 선발로 나온 박세웅은 체코 타선을 상대로 ‘최소 실점’했다. 박세웅은 “부담은 크게 없었다. 부담보다는 ‘어떻게 하면 빨리 이닝을 끝낼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했다. 실점을 최소화하려고 준비했다. 생각보다 체코 타자들 분석을 해보니 장타력이라든지 타격 능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아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졌는데 “(포수인 양)의지 형 볼 배합을 따라갔다. 요소요소에서 내가 원한 구종 사인이 나와서 좋은 투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구에 신경썼다. 볼넷이 없는 게 중요했다. 초반에 점수가 크게 나서, 어떡하든 실점을 적게한다는 생각만 했다. 주자를 쌓아두는 걸 최대한 하지 않으려 했다. 변화구 제구도 잘 됐다”고 강조했다.

4 2/3이닝 1안타 무실점 박세웅[포토]
대한민국 선발투수 박세웅이 12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체코와 대한민국의 경기 5회초 2사 2루에서 투구수가 59개를 기록하며 곽빈으로 교체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군복무도 미루고 WBC에 출전했다. 박세웅은 “내 야구 인생에 WBC라는 무대를 또 밟는다는 보장이 없다. 큰 경기에서 선발로 나간 것에 자부심도 많이 생긴다. 대회 끝나고 돌아가서 이번 경험을 토대로 시즌을 잘 준비하고 싶다”고 했다.

박세웅은 비시즌 소속팀 롯데의 스프링캠프에 따라가지 않고 홀로 몸을 만들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더뎌서 걱정했다. 하필 더딘 시즌에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건 자신있는 편인데도 잘 안 됐다”면서도 “한국에서 많이 던지면서 억지로 올렸다.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선발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세웅의 역투를 발판삼아 승리를 맛본 대표팀은 13일 중국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박세웅은 “당연히 모든 선수 이기려고 준비할 것이다. 이겨야 경우의 수가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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