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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이달의 소녀. 제공 | 블록베리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100억 걸그룹’이란 수식어로 당찬 시작을 알렸던 이달의 소녀가 결국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이달의 소녀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는 지난해 메인 멤버였던 츄를 스태프에 대한 갑질 및 폭언 등의 이유로 퇴출시키고 팀에서 영구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한국연예제작사협회에 츄의 향후 연예계 활동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제출했다. 소속사 측은 츄가 2021년 이미 바이포엠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전에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와 수익 정산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갈등을 빚어온 츄는 블록베리의 이러한 주장에 “최근 거짓제보에 근거한 음해성 기사가 도를 지나치는 것 같다. 지난 2021년 12월에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는 잘 알지도 못했다”라며 템퍼링(사전접촉) 논란을 부인했다.

현재 블랙베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3월 블록베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은 츄가 일부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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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이달의 소녀의 멤버 츄. 스포츠서울DB

이런 가운데 이달의소녀 멤버 전원이 블록베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블록베리는 츄와 희진 김립 진솔 최리의 연예활동을 중단해달라는 진정서를 연매협에 제출했다. 법원은 츄와 같은 조건의 계약을 유지하고 있었던 희진 김립 진솔 최리에 대해 승소 판결을, 계약 조건을 변경했던 나머지 멤버들에 대해서는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희진, 김립, 진솔, 최리는 한시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고 17일 모드 하우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달의 소녀는 흩어지게 됐다.

모드하우스 측은 “이달의 소녀 전 멤버 전희진, 김정은(김립), 정진솔, 최예림(최리)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팬 여러분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더욱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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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이달의 소녀. 제공 | 블록베리

반면 하슬, 여진, 이브, 고원, 올리비아 혜는 가처분 신청에서 패소하면서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멤버들의 승소 이후 비비와 현진도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츄의 퇴출 이후 지난 1월 11인조로 컴백을 강행하려던 블록베리는 이미 컴백을 무기한 연기한 상황인데다 일부 멤버들의 새 출발과 계속된 소송으로 이달의 소녀는 사실상 활동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데 업계의 시각이다. 츄의 퇴출 발표로 상처 입은 팬심과 이미 소속사-아티스트 간 와해된 신뢰관계는 더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0억 원 가량의 투자금을 쏟아 야심찬 출발을 알린 이달의 소녀는 정식 데뷔하기 1년여 전부터 블록베리가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중소기업의 기적’을 꿈꿨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걸그룹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12위를 차지하는 등 빛을 보기도 했지만 결국 데뷔 5년도 안되어 흐지부지 되면서 ‘용두사미’로 끝나게 돼 안타까움을 안긴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