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남서영기자] 임신 5개월 차를 넘긴 임현주 아나운서가 소회를 밝혔다.
3일 임현주는 “임신 5개월차를 지나며 써보는 소회. 임신 초기였던 지난 몇 개월 간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변화들을 겪었다. 울렁거림 때문에 일을 마치고 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내 누워 지내고, 이럴 수 있나 싶게 계속 잠이 쏟아져서 하루에 10시간씩 자게 되더라. 이전의 저로선 상상할 수 없던 컨디션과 체력의 한계”라고 남겼다.
임현주는 “당연히 시간을 알차게 쓰는 효율성도, 집중력도 이전의 반의 반도 안될 수밖에. 먹으면 체해서 힘들고, 안 먹으면 메슥거려서 힘들고. 입맛은 완전히 변했다. 매일 먹던 두유라떼와 홍차는 이후 한 잔도 마시지 못했고, 달고 맛있어야 할 음식들은 내가 알던 맛과 달리 쓰거나 느끼해서 먹을 수 없게 되더라. 먹는 즐거움이 이리도 큰 것이었구나! 입덧이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우웁-하는 몇 번의 증상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내내 배멀미를 하는 기분을 느끼니 서러움에 눈물이 핑 도는 때도 생기고”라고 임신 증상을 되짚었다.
이어 그는 “살이 빠지는 와중에 배는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증상도 잦아들며 지금 내가 겪는 시간에 대해 비로소 생각해 볼 여유가 찾아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힘들기만 한건 아니었구나. 포기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생기기도 했지만 덕분에 생전 처음으로 무엇에 쫓기지 않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일월이가 나에게 선물 같은 휴식을 주는구나 고마웠다. 먹는 것에 민감해지니 건강한 음식을 찾게 되고, 인위적인 향이나 향수도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건 내 안에 느껴지는 어떤 강인함, 의지 같은 것. 방송을 하면서도 강연을 하면서도 뭔가 모를 여유와 평온함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 “한편으론, 만약 ‘지금’이 아니었다면 똑같은 마음일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시기였다면 초조해지거나 우울해졌을 거다. 지난 책에 쓴 것처럼 저는 일에 푹 빠져 지낸 시간을 지나 반대의 균형감을 찾고 싶은 때가 왔었고, 그래서 지금을 행복한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구나 하고. 준비된 마음과 시기에 임신이야말로 엄마에게 진정한 축복일 수 있겠구나”라는 소감을 밝혔다.
임현주는 “주변의 도움과 지지가 없었다면! 이 또한 너무나 중요한 조건이었다. 회사에 임신 소식을 알리면서 시작된 단축근무 등의 시스템과 배려. 누워만 지내는 무력함에 가끔 괜히 미안해지면 남편은 ‘우리 아내 임현주, 멋진 인간 임현주’라 말하며 지지를 보내주었다”고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특히 그는 “출산을 경험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어도 인류의 수많은 인간이 지나간 과정이고 결국 열 달은 지나가니까,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임신과 육아를 하는 부모가 사회나 일터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구조와 배려가 왜 중요한지 이젠 잘 알 것 같다. 앞으로의 과정과 육아를 하면서는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거다. 이렇게 배워가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현주 아나운서는 지난 2월 작가 다니엘 튜더와 결혼했고 오는 10월 출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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