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좌절은 없다.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4월 하순 서울오픈 챌린저를 통해 다시 코트에 복귀한 정현(27). 그가 7월3일 개막하는 2023 윔블던 챔피언십 등 이번 시즌 잔디코트 3개 대회(남자단식)에 출전신청을 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정현은 우선 6월5일부터 11일까지 영국 서비톤에서 열리는 ATP 챌린저 투어 대회(125)인 ‘서비톤 트로피’(총상금 14만5000달러) 예선에 출전신청을 했고 출전이 최종 확정됐다. 서비톤은 윔블던 근교에 있다.
정현은 오랜 부상으로 인해 ATP 투어 단식 랭킹이 없다. 하지만 프로텍트티드 랭킹(Protected Ranking)이 159위로 돼 있어, 이를 활용하면 아직 여러 대회에 나갈 수 있다.
프로텍티드 랭킹이란, ATP나 WTA 선수가 신체적으로 부상을 당해 최소 6개월 이상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경우 요청할 수 있는 ‘보호랭킹’이다. 이를 활용해 9~12개 투어 대회에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정현은 오는 28일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을 거르고 이후 잔디코트 시즌에 열리는 서비톤 트로피에 출전신청을 했다. 지난해 5월 권순우도 출전했던 챌린저 대회다.
23일 확인 결과, 정현은 서비톤 트로피 예선 확정명단 20명에 들어갔다. 예선에는 세계랭킹 127위인 알렉산더 부키치(오스트리아) 부터 197위까지 포함됐다.
정현은 이어 한주를 건너뛴 뒤 6월18일부터 24일까지 영국 일클리에서 열리는 ATP 챌린저 투어 대회(125)인 ‘일클리 트로피’(총상금 14만5000달러)에도 출전한다. 출전신청은 이달 말까지인데 예비명단에 정현의 이름도 올라가 있다.
잔디코트 시즌 2개 대회를 치르며 컨디션을 조절한 뒤 정현은 7월3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2023 윔블던 남자단식 예선에도 출전한다. 예선에는 128명(와일드카드 9명 포함)이 나서는데, 정현은 현재 28번째 순위에 올라 있다. 홍성찬(41번째)과 정윤성(86번째)도 예선 예비명단에 들어 있다.
윔블던은 정현과도 인연이 깊다. 2013년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회이다.
정현의 잔디코트 대회 출전과 관련해 그의 관계자는 22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트레이너도 구해야 하고, 코치도 없다. 매니저와 조율도 해야 한다. 출국 일정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부산오픈 챌린저에도 출전해 단식 1라운드에서 탈락한 정현. 그는 이후 자신의 모교인 한국체대와 인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후배인 이덕희 등과 훈련해왔다.
정현은 지난해 9월 ATP 투어 2022 코리아오픈 복식 와일드카드를 통해 오랜 공백을 떨치고 코트에 복귀해 주목을 끌었다.
정현의 어머니 김영미씨는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현이가 서울오픈과 부산오픈을 치르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프로텍티드 랭킹을 풀어서 해외 대회에 뛸 생각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매니저가 준비중이다. 곧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현은 지난 2018년 호주오픈 때 한국 선수로는 그랜드슬램 사상 최고성적인 남자단식 4강에 오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6강전에서는 세계 최강 노박 조코비치를 눌렀고, 4강전에서는 로저 페더러와 맞섰으나 발바닥 부상으로 2세트 경기 중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고질적 허리부상으로 부진을 거듭해왔다.
ATP 투어 정규대회에서 정현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지난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예선 1라운드 때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