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현정기자] 과연 ‘벼락스타’답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총상금 1750만달러)에서 공동 15위(1오버파 281타)에 올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레슨 프로 마이클 블록(미국)의 세계랭킹이 3003계단이나 치솟았다.

PGA 챔피언십이 끝난 뒤 23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블록은 577위에 이름을 올렸다.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전인 지난주 세계랭킹은 3580위로, 한번에 3000계단 넘게 뛰어올랐다.

블록은 지난 22일 끝난 PGA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톱10을 달렸고 최종라운드에서 세계적인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동반 플레이하면서 덩크슛 같은 홀인원을 기록해 매킬로이는 물론 전세계 골프팬들을 열광시켰다. 최종라운드 15번홀(파3)에서 151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한번에 컵안에 꽂혔다. 한 시간에 레슨비 150달러(약 20만원)을 받는 클럽 프로인 블록은 이 대회에서 상금으로 약 3억8000만원을 벌었다.

그는 23일 미국 CNN의 아침 프로그램에 화상출연했다. “내 삶이 조금 바뀐 것 같다. 구름 위에 떠있는 듯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소감을 전했다.

홀인원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공이 들어가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로리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팔을 벌리고 나를 껴안아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그는 (공이) 홀 안에 들어갔다고 알려줬다. 미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1996년 개봉한 영화 ‘틴컵’과 흡사하다는 질문에 “내가 레슨 프로라는 점에서 내 얘기와 비슷한 것 같다”며 “작은 도시 골프장 레슨 프로인 내가 3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즈, 최종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 등 세계적인 선수와 경기했고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응원을 받았다.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틴컵’은 미국 텍사스의 시골 골프클럽의 레슨 프로가 사랑을 얻기 위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해 우승을 다툰다는 내용을 그렸다. 캐빈 코스트너 주연으로 골프 소재의 영화로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15위를 한 덕분에 오는 26일 개막하는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와 다음달 시작하는 RBC 캐나다 오픈에도 초청됐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주 예약된 레슨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힌 블록은 “회원들도 너그럽게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다”며 “아내가 레슨비를 올려받으라고 할 것 같지만 더 받는 건 내키지 않는다”고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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