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아시아 정상급 MMA 유망주들에게 UFC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로드 투 UFC’ 시즌 2 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7일, 28일 양일간 펼쳐지는 본 대회에는 8강 토너먼트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라이트급 4개 체급과 4개의 논토너먼트 경기가 펼쳐진다.
플라이급에는 ‘래퍼 파이터’ 이정현(20·8승)과 ‘정찬성 제자’ 최승국(26·6승 2패)이 출전한다. 밴텀급에는 ‘개미지옥’ 이창호(28·7승 1패)가 출전하며 페더급에는 ‘노 프라블럼’ 김상원(30·9승 1무 5패)이 출전한다. 라이트급에는 ‘더 데인저’ 기원빈(32·17승 8패)과 ‘강철부대’ 김상욱(29·7승 1패), ‘벌꿀오소리’ 홍성찬(32·9승 1패)이 출전한다. 논토너먼트 경기에는 웰터급 김한슬(32·13승 4패)과 ‘쌍칼’ 유상훈(33·7승 2패)이 출전한다.
‘쌍칼’ 유상훈은 양성훈 감독의 팀매드 소속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슈 종목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다. 현재는 종합격투기 파이터로서 체육관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우슈와의 연결고리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상훈의 최근 경기는 지난 2021년 12월 ‘AFC 18’에서 김재영과의 대결이었다. 당시 2라운드 만에 펀치와 니킥에 의한 TKO 승을 거뒀다. 유상훈은 오랜만의 복귀전으로 UFC 무대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저번 경기보다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시합이 없는 동안 준비를 많이 해서 지금 굉장히 기대 중이다. 아마 더 좋은 경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유상훈은 4년 전 ‘데이나 화이트 컨텐더 시리즈(DWCS)’를 경험한 바 있다. 이번이 그에게 두 번째 UFC 무대 도전인 셈이다. 유상훈은 “그때는 비자가 좀 늦게 나와서 시합 5일 전에 급하게 라스베이거스에 갔다. 리게인도 잘 못하고, 시차 적응도 못하고 급하게 시합을 뛰었다. 이번엔 한 45일 전에 오퍼가 들어와서 완벽하게 준비를 다 끝냈다. 상하이는 시차 적응도 필요 없고 모든 게 완벽해서 너무 좋다”라고 전했다.
논토너먼트 웰터급에 출전하는 유상훈의 상대는 크리스 호프만(33·필리핀)이다. 화끈한 유상훈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상대라는 평이다. 유상훈은 “상대도 내가 알기로는 화끈한 타격가다. 서로 그래플링 전략을 들고 올지는 모르겠는데 서로 화끈하게 타격을 하면 누가 봐도 정말 재미있는 경기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족은 큰 원동력”이라고. 취미는 없으며, 오직 가족만 생각하면서 운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딸을 둔 아버지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는 팀매드 양성훈 감독을 꼽았다. 그는 “운동적인 측면에서도 항상 존경하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도 정말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항상 존경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팬들에게는 “이번에 경기가 어떻게 될지 예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전보다 확실히 더 많이 발전했고, 모든 부분에서 다 앞설 거다. 분명히 판정은 안 갈 거다. 아마도 피 터지는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누가 봐도 재밌는 경기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라고 전했다.
AFC 웰터급 챔피언 김상욱은 최근 눈썹을 밀었다. 스승인 김동현으로부터 팀스턴건을 맡아 관장일을 하던 김상욱은 ‘로드 투 UFC’라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부산에 내려간 그는 하바스MMA에서 운동을 했다. 훈련 과정에서 안 풀리는 부분들,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들로 마음고생을 했던 김상욱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쪽 눈썹을 밀었다.
이에 대해 김상욱은 “최배달(최영의)라는 극진 공수도를 만든 분을 정말 존경하는데 그분이 예전에 산에 들어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눈썹을 밀었다는 일화가 있다. 갑자기 그게 번뜩 떠올라 매일 거울 볼 때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바로 목욕탕 가서 눈썹 밀고 훈련에 다시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라이트급에 출전하는 김상욱의 상대는 마루야마 카즈마(30·일본)다. 김상욱은 불과 한 달 전 AFC 대회를 치렀다. 제대로 회복할 시간도 없이 빠듯한 일정이다. 하지만 “지금 몸무게가 한 4~5kg 정도 남았다. 지금 몸무게는 사실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빠지고 있다. UFC에서 주는 게 음식이 너무 잘 맞고, 여기서 주는 음식을 먹으니까 배가 고프지 않다. 이쯤 되면 정말 배고파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는데 생각보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다행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전략에 대해 “이번에는 MMA적으로 다양하게 접근을 해보려고 하고 있다. 특별하게 어떤 걸 꼬집어서 한다는 느낌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대처하는 게 조금 다를 것 같다. 예전과 많이 다른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부대 UDT 출신인 김상욱은 채널A ‘강철부대’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tvN STORY ‘씨름의 제왕’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피지컬:100’에 출연해 전 세계에 피지컬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말에 “가끔 감사하게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냥 알아봐 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저는 오히려 지금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냥 편히 알아봐 주시고, 아는 척해 주면 너무 감사하고, 나도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알아봐 주면 너무 감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욱은 “모든 시합을 항상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이번만큼 정말 열심히 준비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번만큼 실력이 는 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최근 링네임을 ‘티아라’에서 ‘벌꿀 오소리’로 변경한 홍성찬은 “벌꿀 오소리가 되게 작은데 자기 사이즈에 개의치 않고 큰 상대들한테 달라붙어서 괴롭힌다. 그런 점이 제일 마음에 든다. 나도 꿀을 좋아해서 더욱 더 마음에 들었다”라고 변경 이유를 밝혔다.
그 말처럼 홍성찬의 장점은 체급에 비해 짧지만 뛰어난 근력을 바탕으로 자기 스타일대로 밀어붙이고 부수는 것이다. UFC에서 활동 중인 박준용은 “축구로 치면 리오넬 메시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코리안탑팀 소속으로 김상원과 함께 ‘로드 투 UFC’ 시즌 2에 참가하게 됐다. 홍성찬의 상대는 27전 22승 5패 전적을 보유한 롱주(23·중국)다. 롱주는 참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UFC에서 뛴 경력이 있다. UFC에서 1승 2패를 기록했으나 방출됐고 이번에 재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찬은 상대에 대해 “상대는 타격을 선호하는 웰라운더이긴 한데 나는 거기에 맞춰서 그냥 압박할 생각이다. 아마 화끈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홍성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피자다. 홍성찬은 훈련 중 “피자 먹으면 바로 낫는다”라는 것에 대해 “피자는 다 좋아한다. 다 맛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UFC에 진출한다면 “아직 누구랑 싸워보고 싶다까진 생각 안 해봤다. 롱주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우선 토너먼트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감량에 대해 “감량은 원래 짧고 굵게 빼는 게 잘 안 맞아서 길게 시간을 들여서 빼고 있다. 다이어트식으로 조금씩 빼고 있는데 지금 굉장히 순조롭다. 얼마 안 남았다”라고 전했다.
‘개미지옥’ 이창호는 라나 루드라 프라탑 싱(26·인도)과 대결을 펼친다. ‘원 워리어 시리즈’ 출신자들끼리의 대결이라는 점이 특기할만한다.
이창호는 2019년 세계적인 싱가포르 격투기 단체 원챔피언십에서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원 워리어 시리즈 9’를 통해 국제 무대를 경험했다. 상대인 라나 루드라 프라탑 싱도 2020년 ‘원 워리어 시리즈 10’에서 한국의 조승현(30)을 꺾은 바 있다.
이창호는 “확실히 두 번째 경험하니까 긴장감은 좀 더 낮아졌다”라고 밝혔다. 상대에 대해 “그래플러 스타일인데 아무래도 태클 빈도수가 높아 거기 맞춰 대응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경기장에 올라가 한번 몸을 부딪혀봐야 알겠지만 확실히 자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창호의 강점은 링네임처럼 레슬링과 주짓수 기반의 그래플링이다. 이창호는 자신을 표현하는 한마디로 “무한 체력과 무한 압박”이라며 “제가 별로 안 지치는 스타일이라 그것도 다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다”라고 전했다.
같은 밴텀급 선수들 중에 경계 대상으로 일본의 카미쿠보 슈야(30·일본)를 꼽았다. 이창호는 “언론에서 우승 후보라고 많이 점쳐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래플링 쪽에서는 굉장히 끈질기기 때문에 한번 누가 더 잘하는지 결승에서 붙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UFC에 진출한다면 누구와 가장 싸워보고 싶은가에 대해 “아직 그런 생각은 없다. 로드 투 UFC 우승을 목표로 지금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의 링네임인 ‘개미지옥’을 빼고 이름만 부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창호는 “국내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는데 해외에서는 이걸 영어로 부르면 좀 어색해서 이번에 별명을 뺐다. 이번에는 그냥 별명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창호는 출전 각오에 대해 “매 시합 다 중요하지만 이번 시합부터 전력을 다해 모든 걸 쏟아붓겠다”라고 전했다.
‘더 데인저’ 기원빈은 지난 ‘로드 투 UFC’ 시즌 1 라이트급 4강전에서 제카 사라기(28·인도네시아)에게 1라운드 KO 패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재도전에 나선 기원빈은 이번에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25·중국)와 8강전을 치른다. 바터보라티는 7승 1무 1패 전적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중국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미국 격투 단체 LFA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기원빈은 “상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라며 “언제나 준비한 거를 다 못 보여준 것 같다. 이번엔 점점 경험이 쌓여서 다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점점 생긴다. 팬분들이 더 많이 기대해주시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기원빈은 일본 격투 단체 글래디에이터 라이트급 챔피언이자 한국 격투 단체 더블지FC 라이트급 챔피언이다. 지난 1월 일본 오사카 176BOX에서 열렸던 ‘글래디에이터 020’ 대회 챔피언 방어전에서 승리하며 상승세 중이다.
팀데인저 소속이지만 또 한 번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수장으로 있는 코리안좀비MMA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최승국, 김한슬과 함께 출전한다.
격투 스타일에 대해 “나를 대부분 타격가라고 생각한다. 태클도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내가 워낙 팬들에게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강해서 아무래도 타격전으로 흘러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너무 어그레시브해서 디펜스를 신경을 잘 못 쓰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스타일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일단은 무기를 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좀 똑똑한 파이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원빈은 이번에 “모두가 다 열심히 준비했겠지만 내게 의미가 굉장히 큰 무대다. 이로써 이제 사람들에게 내가 기대할 만하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다들 기대해도 좋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상훈, 김상욱, 홍성찬, 이창호, 기원빈 5인은 28일 열리는 에피소드 3, 4에 출전한다.
본 대회는 중국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에서 열리며, 28일 오후 7시부터 티빙과 tvN 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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