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태권도 남자 경량급 간판 장준(23·한국가스공사)이 월드태권도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끝난 ‘2023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1차 대회 둘째날 남자 58kg급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빈센테 윤타 아드리안(24)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장준은 올림픽랭킹 7위인 상대와 올림픽, 오픈대회, 그랑프리 등에서 네 번 겨뤄 모두 이긴 적이 있다. 그러나 이날 아드리안은 장준의 예리한 발차기를 모두 저지하고 근접전에서 몸통, 머리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으며 철저히 분석해 맞섰다.

장준은 1회전 몸통 선취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점수를 만회해 팽팽히 맞섰다. 그러다가 머리 공격을 연이어 허용, 9-14로 뒤졌다. 반격에 나선 2회전 중반까지 동점을 만들며 공방을 펼쳤으나 또 머리 득점을 내주면서 6-11로 졌다.

장준을 꺾은 아드리안은 결승에서 이란의 신성 하지모우사에이 마흐디를 라운드 점수 2-1로 누르고 그랑프리 사상 첫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말 리야드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한 장준은 이번 대회 준결승전 패배로 그랑프리시리즈 연승 및 개인 통산 8번째 우승 도전엔 실패했다.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장준은 경기 직후 WT를 통해 “상대가 내 경기력 분석을 잘 해 온 것 같다. 오늘 전략을 잘못 세웠던 것 같다. 실점도 많았다. 몸이 나쁘지 않았는데 조금은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

여자 67kg 초과급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은 16강전에서 압도적인 신장과 힘을 가진 프랑스 솔렌 아불레트를 상대로 제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라운드 점수 0-2(3-5 5-8)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체급에서는 중국의 신예 쉬 레이가 결승에서 지난주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로린 알테아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 -67kg급 김잔디(28·삼성에스원)와 홍효림(18·강원체고)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 체급은 중국의 신예 송 지에가 벨기에 차아리 사라를 라운드 점수 2-1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하계올림픽종목국제연맹 총연합회(ASOIF)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회장(이탈리아)이 방문해 경기 관전후 여자 -67kg급 입상자를 시상했다. WT 조정원 총재는 리치 비티 회장에게 세계태권도연맹(WT) 50주년 기념 트로피를 전달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여자 -49kg급 강보라, 강미르 자매(이상 영천시청)와 -80kg급 박우혁(삼성에스원)과 서건우(한국체대)가 출전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