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양양=김민규기자][스포츠서울 | 양양=김민규기자]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박민지(25·NH투자증권)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글엔딩’을 선보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박민지는 고(故) 구옥희와 강수연(47), 박세리(46), 김해림(34·삼천리)에 이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다섯 번째 대회 3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박민지는 11일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67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신예 이예원(20·KB금융그룹)과 연장전까지 이어진 혈투 끝에 환상적인 ‘이글퍼트’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
경기 후 박민지는 “사실 올해 ‘우승을 할 수 있을까’란 걱정과 불안감이 컸다. 이번 시합에 들어오면서 아무 생각말고 현재의 순간에만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고 대회를 준비했다”며 “그리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내게 좋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된 것 같아 정말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연장전까지 펼쳤지만 박민지는 대회 기간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개인 통산 세 번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박민지는 지난 2020년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기록한 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 번 와이어투와이어로 대회 ‘3연패’란 대기록을 썼다. 여기에 개인 통산 17승 달성으로 역대 우승횟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박민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자신을 낮췄다.
박민지는 “사실 선수가 17승 한다는 것은 축복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며 “(내가)잘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엄청난 실력으로 상위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하는 많은 선수들이 미국 진출을 했기 때문에 이 기록을 못 세운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직 멀었다. 실력을 더 많이 쌓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민지는 대회 1·2라운드 연속 5언더파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공동 1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지키는 싸움’은 쉽지 않았다. 하늘도 변덕을 부렸다. 전반전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박민지는 2위 그룹에 쫓기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박민지의 우승까지 다섯 홀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낙뢰를 동반한 강우에 더해 급기야 우박까지 쏟아져 2시간 넘게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경기.
박민지는 15번(파4) 홀과 17번(파4)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신예’ 이예원, 이소미(24·대방건설)와 함께 10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세 선수 모두 마지막 홀만을 남겨뒀다. 박민지의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소미가 마지막 4번(파3)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3위로 내려갔고 이예원은 18번(파5) 홀 버디를 잡아내며 11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박민지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이예원과 동점을 만들며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친 박민지는 4타를 줄인 이예원과 공동 선두로 마감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18번(파5) 홀에서 진행된 연장전, 두 선수 모두 ‘투 온 그린’에 성공하며 이글기회를 잡았다. 이예원이 8.5미터 이글 사냥에 나섰고 간발의 차로 실패하며 버디를 기록했다. 이어진 박민지의 3.5미터 이글 퍼팅. 박민지는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대회 3연패 대기록을 썼다.

이에 대해 박민지는 “이예원 선수의 이글 퍼팅이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아쉽게 안 들어갔다. 내 퍼팅도 컵을 돌면서 안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정말 운이 따랐다. 공을 꺼내는 순간 ‘이건 정말 운이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번 우승으로 박민지는 지난해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정규 투어 통산 17승째를 따냈다. 우승상금 2억1600만원도 챙겼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다음 목표는 해외대회다.
박민지는 “감이 안 올라왔는데 대회 3연패보다도 우승을 해서 더 행복하다. 연습량에서 자신감이 나왔고 대회 우승으로 많이 회복했다”며 “US오픈과 에비앙 등 해외대회 참가를 준비 중인데 시합 전에 자신감을 갖고 나갈 수 있어서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