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내 생각, 마음가짐부터 틀렸었다.”
한국프로여자골프(KLPGA) 투어 개인 통산 17승, 역대 다섯 번째 동일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박민지(25·NH투자증권)가 그동안의 자기반성을 털어놨다. 수많은 승리에 도취돼 기본을 잊고 지냈다는 것. 박민지는 자기합리화에 빠져 연습을 게을리했던 지난날을 곱씹으며 ‘초심(初心)’을 강조했다.
박민지는 지난 11일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67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신예’ 이예원(20·KB금융그룹)과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환상적인 ‘이글퍼트’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 1·2라운드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선두에 오른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했다. 이예원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파5)홀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박민지는 3.5m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를 쓴 이예원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정규투어 통산 17승을 달성했다. 역대 KLPGA 투어 최다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역대 KLPGA 투어 다섯 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누구나 이룰 수 없는 대기록을 썼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은 ‘초심’이었다. 마음가짐부터 고쳐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
박민지는 “우승을 많이 하니까 사실 연습을 하다 힘들 때면 ‘지금 이 정도면 됐겠지’, ‘이 정도 했으면 됐지, 힘든데 집에 들어가 쉬자’, ‘좀 쉬어도 되지 않나’ 등의 (자기합리화적)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렇다보니 연습량이 많이 떨어졌고, 방심했던 것 같다. 현명하지 못한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미 생각부터 마음가짐이 틀려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은 100도가 넘어야 끓는데, 난 끓기도 전에 마음가짐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운동선수는 결국 연습량이더라.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연습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후회 없이 연습하고 시합에 나가자’는 생각으로 지난주에도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더불어 체력훈련도 많이 했다”고 힘줘 말했다.

연습과 체력훈련에 집중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연습량을 늘리다보니 자연스레 자신감도 생겼다. 그리고 초심을 되새기며 ‘매 순간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자’는 생활 철칙도 새롭게 만들었다.
박민지는 “올해 우승할 수 있을까란 걱정과 불안감이 컸다.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보냈다”며 “그 마음을 먹고 생활했는데 바로 좋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나에게 가장 좋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감이 붙은 그의 시선은 오는 7월에 열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을 향하고 있다. 해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박민지는 “해외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3연패라는 기록도 행복하지만 더 행복한 점은 최근 계속 성적이 저조하고 감각이 떨어져 있었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라며 “3~4주 뒤에 해외 대회에 참가하는데 그 전에 자신감을 쌓아서 다행이고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