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18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상상했다.”
‘예비역’으로 당당히 복귀한 최원준(26·KIA)이 복귀 첫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원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훈련한 최원준은 “아직 전역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사회에) 적응이 안된다”며 웃었다. 휴대전화를 마음놓고 사용하는 것이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다니는 게 갓 전역한 ‘전직’ 군인에게는 낯선 모습이다. 그는 “군생활 동안 생각이 깊어졌다. 입대 전에는 까불까불하는 성격이었는데 진중해지려고 노력했다. 성격이 바뀌니 생활 패턴도 달라졌다. 자평하자면 어른스러워졌다”며 웃었다.

외야수로 입대해 주로 외야를 누볐는데, 전역 후 1군 첫 경기에서는 1루수로 나선다. KIA 김종국 감독은 “외야수들이 다 잘하고 있다. (최)원준이는 내야수 출신이고, 1루수 경험도 있다. 전역하기 전부터 ‘준비를 좀 잘해달라’고 부탁했다. (나)성범이도 복귀 시기를 조율 중이어서, 원준이는 1루수로 당분간 나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최원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야수로 입대했고, 주 포지션을 가지고 싶어했는데 “1군에 복귀하려면 유틸리티가 낫다고 판단했다. 복무기간 동안 외야수 형들이 너무 잘해서 살아남을 방법을 고심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문경(상무 홈구장)에서 KIA와 경기할 때 (황)대인이 형한테 1루수 미트 하나를 얻었다. (포지션 경쟁자여서)직접 달라고는 못하고, 다른 친구에게 준 것을 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준이 1루수로 나서는건 2019년 6월28일 수원 KT전 이후 1446일 만이다.

1루수 준비만 한 게 아니다. 90㎏가량 키웠던 몸집을 80㎏대로 낮췄다. 그는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는 기동력을 살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고싶은 야구만 해서는 1군에서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루도 빠짐없이 1군 타석에 서는 그림을 그린만큼 단단히 준비한 셈이다. “갓 입대했을 때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1군에서 하던대로 했다. 진급한 뒤에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타격폼부터 여러 변화를 줬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 전역 이후를 생각하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예전으로 돌아갔다”며 시행착오를 겪은 사실도 알렸다.

전역을 사나흘 앞두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는 “두산 최원준 형을 오기한 것으로 생각했다. (대표팀 발탁은) 영(0)표도 생각안했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입대전이든, 전역을 며칠 앞뒀든 태극마크를 단다는 건 무한한 영광이다. (경기력강화위원회와 류중일 감독이) 좋게 봐주셨고, 인정해주신다고 생각했다. 와일드카드로 뽑혔으니 잘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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