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의 ‘글로벌 1위’ 성적표를 받아든 배우 우도환의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전역 6개월을 남겨놓고 김주환 감독에게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태릉선수촌’ 급 운동과 식단으로 몸을 만들었던 시간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우도환 자신의 고생도 고생이지만 그 시간을 함께 한 수많은 스태프들, 조단역 배우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우도환은 “수만, 수천시간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세상에 내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사냥개들’은 불법사채업자들의 사기에 휘말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떠안게 된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나선 두 청년의 이야기다.

정찬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우도환은 복싱대회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우직한 청년 복서 건우를, 배우 이상이가 우도환과 함께 사채업자를 쫓는 복싱 유망주 우진을 맡아 젊은 청년들의 순수한 열기와 브로맨스를 펼친다.

우도환은 영화 ‘사자’를 함께 한 김주환 감독에 대한 믿음과 의리로 군 전역 전 ‘사냥개들’ 출연을 확정했다. 그는 김감독에 대해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해준 감독”이라고 평했다.

“‘사자’를 촬영할 때만 해도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기 전이었어요. 집 비밀번호도 까먹을 정도로 영혼까지 털리면서 촬영하곤 했죠. ‘사자’를 찍으면서 비로소 팀워크가 뭔지 알게 됐어요. 서로를 존중하다보니 현장에서 소통하는 재미가 생겼고 아무리 환경이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김감독님이 만든 현장이 좋아서 함께 하고 싶었어요.”

복싱대회 신인왕인 건우를 연기하기 위해 몸을 키웠다. 평소 68KG이던 몸무게를 80KG까지 증량했다.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니라 실제 복싱선수처럼 체지방 하나 없이 미끈한 근육질 몸매로 만들기 위해 운동과 식단을 병행했다. 가히 올림픽 출전을 앞둔 태릉인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이었다.

액션 역시 우도환 자신이 소화했다. 복싱 특유의 치고받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먹이 코앞까지 올 때까지 피하지 않아야 했다. 스피드와 템포가 살아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우도환은 “복싱이라는 운동을 통해 두 손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은 모두 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물은 ‘사냥개들’ 화면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우진 역의 이상이와 함께 스마일 캐피탈의 주먹 인범(태원석)을 2:1로 상대해 쓰러뜨리는 신은 운동 좀 한다는 이들 사이에서 크게 회자됐다.

우도환은 “인범은 이름부터 ‘범’이다. 제목처럼 사냥개들이 때려도 때려도 쓰러지지 않는 범을 상대하는 신이었다”며 “우리도 고생했지만 인범 역의 원석이 형은 2명의 합을 다 외우고 있어야 해서 고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토록 고생해서 촬영했던 장면들이 김새론의 음주운전으로 자칫 빛을 보지 못할 위기에 놓였을 때 우도환은 극중 건우의 마음을 돌아봤다.

건우는 서민의 피를 빨아먹기 위해 재벌3세 홍민범(최시원)의 목까지 옥죄는 사채업자 김명길(박성웅 분)을 쓰러뜨리려고 선한 사채업자 최사장(허준호 분)과 과거 그의 심복인 황양중(이해영 분), 이두영(류수영 분) 등과 합심하지만 완패하고 사람까지 잃고 만다.

이후 건우는 우진과 오기사(민경진 분)의 집에서 다시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 상대를 대적할 몸을 만들며 복수의 때를 노린다.

“저도 그때 건우와 우진이의 마음이었어요. 극중 건우가 ‘타도 김명길’을 외치며 몸을 만들 듯 저희도 김주환 감독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려고 했죠. 무엇보다 감독님이 무너지면 큰일이잖아요. 감독님이 후반 대본 수정작업을 위해 한 달동안 제주에 머물렀을 때 저도 함께 제주에 갔어요. 그러면 감독님은 매일 대본 수정한 걸 제게 보내며 평가를 부탁하시곤 했죠. 어떻게 보면 후반부는 저희가 같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우도환 자신도 힘겨울 법 했지만 그는 “내가 무너지면 작품이 무너지고 스태프들도 무너지게 된다”며 “잘 쌓은 타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군에서 갓 전역한 그에게 ‘사냥개들’의 모든 일원이 전우였다.

김새론 분량은 6회에서 마무리된다. 재벌 3세 홍민범을 연기한 최시원의 분량이 대폭늘어났다. 우도환은 “최시원 형은 특별출연인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촬영할만큼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나라에 재벌3세를 최시원 형처럼 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벌써부터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도환은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무조건 출연할 것”이라며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 고생한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뚝심’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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