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어린 소년들이 땀 흘려 노력한 결과로 당당히 세계대회 티켓을 따냈지만, 어른들의 규정 착각으로 허무하게 실격당했다.

12세 이하 대한민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서 우승하며 월드시리즈 본선 진출권을 따냈지만, 규정 위반으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본선 진출권’을 박탈당했다.

2023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조직위원회는 6월 30일 대한민국 대표팀의 진출권 박탈을 공식 발표하며 ‘한국 리틀야구 대표 남서울A팀에 부적격 선수 2명이 있었다. 남서울B팀 소속으로 한국 예선에 출전한 선수 2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서 남서울A팀으로 출전한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이에 따라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에 2-1로 진 대만 구이-산 리틀야구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 우승팀 자격으로 2023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본선에 진출한다’고 덧붙였다.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는 ‘각국 대표팀’을 따로 꾸리지 않고, 각국 예선을 통과한 ‘클럽팀’이 나라를 대표해 출전한다. 대한민국은 남서울팀이 국내 예선에 A, B팀으로 나눠 출전했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 진출한 A팀에 부상 선수가 나와 B팀에서 2명을 차출하며 ‘기존에는 같은 팀이기 때문에 출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조직위원회는 한국 예선 B팀에서 뛴 선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 A팀으로 출전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남서울A팀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 결승에서 대만 대표 구이-산을 2-1로 꺾고 우승했다. 그러나 대만 측이 이의를 제기, 결국 부적격 선수 출전이 인정돼 추후 ‘0-6 몰수패’가 선언됐다.

이에 따라 한국 리틀야구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12세 이하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어이없는 이유로 박탈당했다. 2023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는 오는 8월 16∼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다.

한편, 한국리틀야구연맹은 유승안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1일 올려 재발 방지에 힘 쏟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사과문에서 ‘남서울A에서 부상선수가 나와 교체 선수 선발을 하는 과정에서 세계리틀야구연맹 측이 그 선수를 부적격 선수로 유권해석했다. 그 결과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고 밝혔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은 ‘학교와 거주지 둘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그 지역 대표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세계연맹 측은 예선전에 뛰던 팀의 선수가 아니라고 판단해 대한민국 모든 경기를 몰수 경기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어린 선수들과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을 쏟겠다’라고 약속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