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불특정 다수를 향한 증오범죄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 가운데 전국적으로 모방범죄 양상의 살인예고 위협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에 붙잡힌 살인예고 글 작성자만 50여명이었다.
경찰청은 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 46명에서 6시간 만에 8명, 전날 오후 7시 30명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4명 늘었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47분께 소셜채널에 “인천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라고 적은 10대 A군을 집에서 붙잡았다. 부산 서면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글 작성자는 해군 일병 B씨로 확인돼 경찰이 헌병대에 신병을 넘겼다.
온라인 살인예고 글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올라오기 시작해 지난 3일 분당 서현역 사건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폭증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예고를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직접적 시민안전 위협’으로 규정하고 실제로 흉기를 준비하는 등 범행 의사가 있었을 경우 구속해 수사하기로 했다.
검거된 피의자 상당수는 미성년자로 대부분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상황이다. 심지어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고 썼다가 강원 영월군에서 붙잡힌 C(17)군은 자신이 쓴 글을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시·도경찰청 수사부장·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상회의를 열어 살인예고 글 작성자에게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살인예고 글 게시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고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판단하고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될 경우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배회하다가 체포된 20대 남성 허모 씨가 SNS에 “경찰관을 찔러 죽이겠다”고 적은 사실을 확인하고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해 이날 구속했다.
지난달 24일 ‘신림역 살인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 이모 씨는 온라인 흉기 구매 화면을 캡처해 첨부했다가 구속됐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 추적과 검거에 불필요한 공권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에서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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