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올해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의 대미를 장식할 세계 최고 권위 대회에서 한국 대표 DRX가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브래킷스테이지에 선착했다. ‘디펜딩 챔피언’ 라우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권역의 강호들과 편성된 ‘죽음의 조’를 뚫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지다. 지난해 발로란트 챔피언스에서 ‘3위’에 머물렀던 DRX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DRX는 8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발로란트 챔피언스 그룹스테이지 둘째 날 승자전 경기에서 EMEA의 나투스 빈체레(이하 NAVI)를 제압하고 브래킷스테이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1세트 바인드 맵에서 선공에 나선 DRX는 피스톨 라운드와 후속 라운드를 모두 챙겼지만 3라운드부터 공격이 NAVI에 막히며 실점을 시작하더니 10라운드까지 연이어 패배했다. 겨우 11, 12라운드를 승리한 DRX는 4대 8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공수 전환 후에도 연속 실점한 DRX는 15·16라운드를 승리하며 흐름을 탄 후 20라운드까지 연승을 거둬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1차 연장서 1포인트씩 주고받은 후 DRX는 27, 28라운드를 모두 챙기며 15대 13으로 첫 세트를 챙겼다.

스플릿 맵에서 진행된 2세트에서 DRX는 전반전을 6대 6으로 마쳤으나 후반 NAVI의 공세에 주춤하며 9대 13으로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승부는 1-1 원점.

브래킷스테이지 진출이 걸린 마지막 3세트, 로터스 맵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DRX는 피스톨 라운드와 후속 라운드를 모두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NAVI 반격에 전반전을 6대 6 동점으로 마쳤다. 후반전에서도 두 팀이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결국 다시 한 번 연장전에 들어갔다. DRX는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고 25, 26라운드를 연이어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세계 대회인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는 등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DRX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발로란트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팀 면모를 과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개막전 첫 경기에선 ‘디펜딩 챔피언’ 라우드를 세트스코어 2-1로 제압하며 설욕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DRX는 라우드와 두 번 맞붙었는데 모두 패했다. 지난해 챔피언마저 무너뜨린 DRX가 기세를 점점 더 올리고 있는 셈이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경기 후 편선호 DRX 감독은 “대진표를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못해도 2등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1위로 진출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오늘 경기도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점이 주효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또 다른 한국 대표인 T1은 이날 오전 열린 그룹스테이지 B조 첫 경기에서 EMEA의 풋e스포츠에게 세트스코어 0-2로 완패했다. 이날 T1은 경기 운영은 물론, 피지컬 등 모든 부분에서 풋e스포츠에게 밀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패배했다.

T1은 펄 맵에서 진행된 1세트부터 크게 흔들리며 4대 13으로 졌다. 이어진 2세트 헤이븐 맵에서도 좀처럼 흐름을 잡지 못한 T1은 7대 13으로 풋e스포츠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T1은 패자조로 내려가 오는 11일 펀플러스 피닉스와 최종전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kmg@sportsseoul.com